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2차 발사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과 우주 관련 산업체가 10여년 이상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을 확인하면서 우주정책을 만들어나갈 정부 조직 역시 이들과 인접한 대전에 설치돼 우주산업 육성에 매진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21일 누리호 발사 성공 직후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우주청 설치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 장관은 "(우주청은) 우리나라에 도움 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다고 본다. 우주청 설립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청 설립 당위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됐고 새 정부 기조 역시 다르지 않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항공과 우주를 합친 항공우주청을 경남 사천에 설치하겠다고 공약한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항공우주청을 사천에 설치하는 것으로 발표했다.
새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이 관련 분야 전문가 의견을 배제했다는 지적이 일면서 우주청 입지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장관도 전문가들의 반발을 인식하듯 이날 우주청 관련 발언 중 입지에 대해선 "어디에 세울 것인지는 제가 가타부타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향후 정부 조직 개편에 대한 논의가 있다면 여러 가지 현장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개발 성공으로 우주청 입지 논란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항우연을 중심으로 한 한국형 발사체 기술력 축적과 함께 산업체가 이미 대전에 대거 형성된 만큼 우주청 대전 설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는 누리호 발사 성공 이후 앞으로의 대한민국 우주개발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앞서 중도일보에 "누리호 성공을 계기로 한국이 글로벌 우주경제에 어떻게 진입할지 산학연관이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선 현재 인프라가 갖춰진 대전이 최적지다. 산학연관이 집적돼 있어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논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양준석 대전세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대전은 상당수의 우주산업 참여 기업체, 연구기관, 대학 등이 소재해 있어 우주산업 혁신생태계로는 완성된 지역"이라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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