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6.1 지방선거 필승결의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대전 민주당 주요 인사들. [사진=이성희 기자] |
당내 권력을 잡기 위해 계파 간 힘겨루기가 한창인 가운데 권력 재편 시기에 맞춰 지역 국회의원들이 입지를 다지고 영향력을 확대할 좋은 기회로 꼽혀서다. 중앙권력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민주당 충청의원들이 이번 기회에 권력 중심부로 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월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민주당은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 중심엔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의 세력다툼이 자리한다. 대선과 지선의 연속 패배로 친명계의 구심력이 약해진 틈을 친문계가 공략하는 형국이다. 지역 정가는 민주당 충청의원들이 격변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강훈식(충남 아산을) 의원이다. 당의 쇄신을 위해선 친명이나 친문이 아닌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세대교체론'이 힘을 받으면서다. 강 의원은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의 차세대 리더로 당내 지지세를 넓히고 있다. 충청 초선 의원들도 강 의원의 인물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며 출마를 독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의 정치 세력 강화를 위해서도 강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도 힘을 받고 있다.
박범계(대전 서구을) 의원도 관심을 받는 중이다. 충청의 대표 친노·친문 인사로서 출마 여부가 주목받는 것이다. 박 의원은 2018년 전당대회에 나섰으나, 컷오프돼 본선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물론 이번엔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내 무게감을 높이고 충청을 대표하는 민주당 인사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현재 박 의원은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상민(대전 유성을) 의원은 연일 '쓴소리'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조건 없는 계파 해체를 공개적으로 주장하는가 하면 정치개혁을 뛰어넘는 정치혁명을 강조하며 당내 혁신 분위기를 조성 중이다. '팬덤' 정치와도 결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동료 의원들과 당원들로부터 공감대를 얻는 모습이다.
황운하(대전 중구) 의원은 코너에 몰려있다. 초선 강경파 모임인 '처럼회' 해체론이 다시 불붙고 있어서다. 황 의원은 처럼회 핵심 멤버로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을 앞장서 추진했다. 지역의 대표적인 친명계 의원으로서 대선과 지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물론 이재명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서 당권을 잡을 경우 황 의원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김종민(충남 논산·금산·계룡) 의원은 친문 돌격대장 역할을 수행 중이며, 문진석(충남 천안갑) 의원은 이재명 측근 그룹인 7인회 멤버로서 친명계를 대표하고 있다. 조승래(대전 유성갑) 의원은 전당대회준비위원회 간사로 합류해 일단 중립 스탠스를 취할 전망이다. 박병석(대전 서구갑) 의원도 상임고문으로서 당의 중심을 지킬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민주당 모 인사는 "전당대회는 당내 권력 구도가 깡그리 재편되는 중요한 변곡점이나 다름없다"며 "그동안 민주당 충청의원들이 중앙 권력과는 거리가 멀었던 만큼 이번 전당대회를 지역의 영향력과 세력을 넓히고 몸값을 높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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