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2020년에 취임 인터뷰하고 오랜만에 인사 나누네요. 벌써 2년 6개월(867일 )이란 시간이 지났군요.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대전복지재단에서 2020년 11월 30일 법인 변경등기 절차를 마치고 대전시사회서비스원으로 조직이 전환, 확대·개편되었습니다. 대전형 사회복지 정책연구와 민간 지원 기능을 수행하던 대전복지재단의 기능이 대전시사회서비스원으로 전환되면서 대폭 확대되었는데요. 국공립시설 운영, 종합재가센터 설치, 긴급돌봄 사업 추진, 민간 지원과 민간협력 강화, 사회복지정책연구 수행 등 기존의 역할을 확대했습니다. 지난해 1월 개원식을 열었고, 대전은 17개 시·도 중 10번째로 사회서비스원이 설립된 도시가 되었습니다.
사회서비스원 직원들과의 회의를 주재하는 유미 원장. |
- 대전시사회서비스원으로의 전환, 확대는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인가요?
▲대전형 사회복지 정책연구와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 종사자 처우 개선으로 시민이 더 나은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민간시설을 지원해 질 높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돕고 복지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맡습니다. 국공립시설 수탁운영과 직영 시설 설치로 직접적인 사회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단순히 시설을 운영하는 것뿐 아니라 운영 모델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해 이를 통한 사회서비스 질 향상을 목표로 합니다. 나아가 코로나 확진과 자가격리로 인한 돌봄 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긴급돌봄지원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은 서구와 유성구 두 곳에 종합재가센터를 직접 설치해 장기요양 서비스와 긴급돌봄, 이동지원 서비스, 거점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공립어린이집 7개소와 방과 후 초등 돌봄 사각지대를 줄이는 역할을 하는 다함께돌봄센터 5개소를 통해 온마을이 아이를 키우는 마을 안의 돌봄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대전시육아종합지원센터를 운영하면서 어린이집 교사와 학부모 교육은 물론 어린이집 대체교사 지원 등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주민 통합지원센터, 노인맞춤돌봄(응급안전) 광역거점기관과 사회복지대체인력지원센터, 대전지역사회서비스지원단,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등 총 20개 시설을 운영했습니다.
지난해 대한민국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상황에 따라 사회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사회서비스원은 코로나 확진을 비롯해 긴급하게 돌봄이 필요한 가정과 시설에 긴급돌봄지원단(44명 구성)을 파견했습니다. 기관(가정) 78건, 이용자 105명에 대해 총 2981시간의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위기 상황에 공공 돌봄의 필요성을 알렸습니다.
민간기관 지원사업으로 사회복지서비스 종사자 대상 힐링 프로그램(총 21회 제공, 536명 참여)과 심리 프로그램(총 389회 제공,25명 참여) 지원을 통해 업무 소진과 스트레스를 예방하고, 사회복지서비스 시설에 컨설팅(4개 분야, 26개소)과 전기·소방 안전 점검(57개소)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시간은 유수와 같아 정신없이 2년을 보내다 보니 매년 한 단계 성장하면서 업그레이드된 것 같습니다. 사회서비스원으로 제반 조직, 규정, 지침, 매뉴얼 등 시스템을 만들고 기관의 설립 목적에 맞게 공공사회서비스사업을 수탁받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기관의 조직 진단과 중장기 계획 수립, 윤리·인권 경영 체계구축, 인사 관리 체계 연구 등에 힘썼습니다. 이에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은 보건복지부 업무평가에서 A등급, 대전시 경영평가에서 나등급을 획득해 지역 내 공공사회서비스 제공 주체로 확실히 자리매김 했습니다.
▲치매에 걸린 아내의 폭력적인 행동과 언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던 긴급돌봄 신청자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신청자 또한 파킨슨병에 걸려 치료를 받으셨는데, 자신의 치료보다 아내를 돌봐야겠다는 생각에 생업도 포기한 분이셨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내의 치매 진행상태가 좋지 않아 외부의 도움을 구하게 되었고, 저희 종합재가센터에서 긴급돌봄 대상자로 케어를 받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저희 돌봄 종사자분들도 어려움을 많이 겪으셨다고 합니다. 집 입구에서부터 고성으로 출입을 막고 폭력적인 행동이 이어져서 초기 상담도 어려웠죠. 아내를 돌봐달라는 신청자의 간절함과 한 명의 대상자라도 책임지겠다는 돌봄 종사자분들의 사명감 덕분에 지금은 대상자분의 행동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최근에는 폭력적인 행동이 줄어들어 10개월 만에 꽃을 보기 위해 외출했다고 합니다.
대상자분들은 돌봄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장기요양 등급이 나올 때까지 지원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습니다. 말씀드린 사례는 긴급돌봄 사업이 있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돌봄서비스를 제공해 대상자의 돌봄 공백을 막고 가정의 안정을 이끈 사례입니다.
▲맞습니다. 내가 살던 곳에서 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받고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보건의료, 요양, 돌봄, 독립생활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지역주도형 사회서비스 정책인 지역사회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대전시 지역사회통합돌봄 시범 사업의 성공을 위해 보건-의료-복지 분야 간 거버넌스를 구축해 분야별 총 20명의 전문위원을 구성했습니다. 또 5개 자치구, 36개 거점복지관과 연계한 마을돌봄 네트워크를 형성했고, 맞춤형 역량 강화와 민관협력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복지만두레와 민간사례관리지원단인 보라미 등을 운영하며 주민참여형 돌봄지원 사업을 펼쳤습니다.
올해는 대전시와 함께 퇴원환자를 대상으로 한 온정나눔 사업을 펼쳐 주거 환경 개선과 요양 돌봄, 맞춤형 영양급식 지원 등을 진행할 예정인데요.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은 유성구와 서구 종합재가센터가 참여해 요양돌봄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사회서비스원의 설립은 사회서비스의 공공성과 투명성, 전문성 등을 목적으로 '시민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따른 돌봄 공백을 방지하고, 민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돌봄 사각지대 발굴과 지원, 시설 운영 문제 개선 등 국가가 직접 나서서 공공 사회서비스를 제공해 돌봄에서 소외되지 않는 사회, 사회서비스 시설과 종사자가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직원들과 대화 하다 보니 2살이 되면 아이들도 뛰어다닌다고 하더군요. 올해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은 도약할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기존 시설 운영의 안정화와 성과를 만들고, 민간협력과 지원을 활성화해 사회서비스가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대전 중장기 지역사회통합돌봄연구 또한 시범 사업으로서 소기의 성과를 내야 하지요.
▲제가 지난 인터뷰 때 스스로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고 제가 바쁘게 일할수록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생각하며 36년간 6개월간 사회복지 현장에서 뛰었다고 말씀드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마음은 지금도 같습니다. 기본에 충실하고 뿌리가 튼튼하면 줄기가 하늘로 뻗고 열매는 저절로 열립니다.
제 임기 내 활동을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스스로 기본에 충실했던 만큼 이곳도 기본부터 단단하게 쌓아 올렸는가?' 라고 말이죠. 뿌리의 단단함은 줄기와 열매로 알 수 있지만 아직 그 시간은 많이 남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실을 생각하기에 앞서 오늘도 묵묵히 걸어왔던 길 방향 그대로 걸어가려고 합니다. 언젠가 시민 여러분의 삶이 이전보다 나아지고, 그 곁에는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이 함께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길 바라봅니다.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향상과 투명성, 전문성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책임과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하고, 복지업무 종사자의 권익 향상을 통해 든든한 대전시민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그리고 저는 특히 따뜻한 돌봄 행복한 일자리가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입니다.
대담, 정리 한성일 편집위원(국장)hansung007@
▲1960년 부여 출생. 배재실업전문대학(현 배재대학교)가정과 전문학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가정학과 가정학사, 대전대 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대전광역시 사회경제위원회 위원, 대전종합사회복지관 관장, 어린이재단 복지사업본부장, 서울시가정위탁지원센터 소장, 경기광명자활후견기관 관장, 서울시립구로노인복지관 사업부장, 어린이재단 대전지부 팀장, 대전아동복지관 과장 등 역임.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