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 물가가 5~6% 치솟으며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
충청지방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22년 5월 대전·세종·충청지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충청권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6% 치솟았다.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대전과 세종은 각각 5.2%와 5.8% 오른 데 비해 충남·충북은 6.0% 상승을 기록하며 서민들의 어깨를 짓눌렀다. 기름값이 고공 행진하며 높은 물가를 견인했다. 지난 5월 대전 등유 가격은 금융위기인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다.
대전은 등유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4.8%, 경유는 46.9% 급등했다. 충북 오름세는 더 가팔랐다. 충북의 경우 등유는 작년과 비교하면 65.1%, 경유는 46% 올랐다.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충청권에서 8~9% 오르는 등 큰 폭으로 올랐다. 대전 전기 요금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 도시가스요금은 10.4% 상승했다. 2분기엔 전기요금이, 5월에는 가스요금이 올랐기 때문이다. 한전 적자가 심각한 상황에서 새 정부가 전기요금에 원가주의를 반영하겠다고 공표해 앞으로도 전기요금은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여행 수요가 급증하며 항공료도 눈에 띄게 올랐다. 국제 항공료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5% 올랐으며 국내항공료는 5월 보다 7.7 올랐다. 이달 8일부터 인천공항 시간당 항공기 도착 편 수 제한(슬롯제한)과 비행 금지(커퓨)가 2년 2개월 만에 해제되며 항공료는 당분간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식료품 중에선 육류와 식용유, 커피, 차 및 코코아가 10% 이상 올랐다. 대전 육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6% 올랐다. 국제 곡물 가격이 올라 사료비가 오르며 육류가 비싸졌기 때문이다. 식용유는 16.8% 상승했다.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제한으로 최근 팜유 공급이 부족해지며 대형마트에선 구매 개수를 제한할 정도로 대란이 일었다.
커피 차 및 코코아는 11.1% 비싸졌는데, 세계 최대 커피 원두 생산국인 브라질 기상 악화로 '아라비카' 선물 가격이 작년 76% 급등으로 커피 가격도 줄줄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물가 안정 대책으로 고기, 대두유, 밀 등에 관세를 없애고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을 나눠줬지만, 물가 상승 억제에 미미한 데다가, 추가경정예산이 집행되며 앞으로도 물가는 더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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