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12일 대전시 선관위에서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사진 왼쪽),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가 접수 서류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차이가 커 일정한 흐름을 찾기 어려운 데다, 여야 지지층이 막판 대결집하며 진영 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어서다. 26일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돼 대체적인 민심의 향방을 확인하기도 어려워져 여야 각 정당과 후보 캠프는 강행군 유세로 밑바닥 민심을 훑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애초 대결 구도는 명확했다. 재선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 새 인물을 내세운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 간 인물 경쟁과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안정과 견제, 민주당 지방 정권의 연속성 또는 교체라는 구도가 맞물려 짜였다. 선거판을 뒤흔들 전국적인 이슈는 발생하지 않아 지역 중심의 선거전이 될 가능성도 컸다. 인물과 정책이 중심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본격적인 대결에 들어가자 서로를 겨냥한 각종 의혹 제기와 네거티브 공세, 이미지를 깎아내리려는 헐뜯기가 판을 쳤다. 무능·무기력, 무모·무책임 프레임을 서로에게 씌우더니, 급기야 토론회에선 후보들이 특정 의혹을 놓고 직접 공방을 벌이기까지 했다. 캠프에서도 상대 후보가 시장으로서 부적격하단 점만 부각해 사실상 정책 경쟁은 실종됐고 상대를 비방하는 현수막까지 곳곳에 내걸려 '흠집 내기'도 한창이다.
서로의 공방이 경쟁을 넘어 막장 싸움으로 치닫자 지지층은 결집한 반면 중도·무당층의 관심은 멀어져가고 있다. 양측의 지지층은 접전을 벌이는 상황적 위기감에 더해 후보를 겨냥한 공세가 수위를 넘자 뭉치기 시작했다. 온라인상에서 서슴없이 언쟁을 벌이는가 하면 주변에 상대 후보의 단점을 알려 비호감도를 높이는 데도 주력했다. 27~28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힘을 실었다.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가 부인 양창희 씨, 아들과 함께 27일 대전시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사진 왼쪽) 같은 날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와 부인 김세원 씨가 대전시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선거 막판 후보는 강행군 유세로 밑바닥을 훑고 캠프는 서로에게 공세를 퍼붓는 지상전과 공중전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본 투표 전 마지막 주말인 28~29일 집중유세를 마친 양측은 승리를 자신하는 중이다. 허 후보는 "시민들은 책임감 있고 검증된 연임 시장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 후보는 "강력한 추진력이 바탕이 된 집권여당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 지역 정치권 인사는 "사실상 남는 게 없는 선거라고 말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서로를 헐뜯는 데만 집중했다"며 "그 과정에서 양당의 지지층이 결집했으나, 중도층은 실망감을 더 느끼고 있다. 지지층의 고정표가 정해져 있는 만큼 결국 중도층의 선택에 승부가 결정 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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