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와 해당 자치구는 침수예방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지만, 올해 장마기간인 6월 하순부터 시작해 많은 양의 비가 올 것으로 관측돼 2020년 재해가 반복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 아파트 인근과 동구 절암천은 2020년 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됐다. 정림동의 경우 보문산에서 내려온 빗물과 퇴적물이 쌓이면서 저지대 아파트가 침수되고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절암천은 당시 폭우로 수량이 불어나면서 둑 전체가 유실됐다.
그러나 집중호우 재해사고 발생 후 1년 10개월가량이 지났음에도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은 아직 첫 단추도 꿰지 못했다.
정림동 정비사업의 경우 로드맵이 대폭 수정됐다. 당초 2023년 12월로 완공 시점을 설정했는데 26일 취재 결과, 2025년 12월로 2년이 늘어났다. 총사업비도 390억 원에서 420억 원으로 증액됐다. 배수체계 분리와 하수도관 개량, 역류방지 수문 설치 등 정비사업 계획은 지난해 8월 완료됐는데, 설계 용역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로 인해 기본계획과 실시설계 심의 과정인 행정안전부 사전설계검토도 매듭짓지 못했다.
2020년 7월 집중호우 당시 침수 현장 모습. 사진=중도일보DB |
동구 절암천도 실시설계 용역 단계다. 용역은 올해 10월 정도 완료될 것으로 전망하고 공사 발주에 앞서 행정절차와 토지보상 단계가 선행돼야 한다. 2023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연말에는 완공하겠다는 목표다.
동구청 관계자는 "당시 제방이 유실돼 주변 농경지 피해가 있었다. 절암천의 경우 오래된 교량이 있어 통수 문제로 인한 제방 유실사고가 계속됐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절암천 정비사업비도 기존 150억 원에서 180억 원으로 증액됐다.
다만 대전시와 동구, 서구는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과 맞물려 후속대응을 지속해왔기 때문에 2020년 수해처럼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구는 상류 지점부터 정비 작업을 완료했고 코스모스 아파트 담장 후속대책을 진행하고 있다. 동구도 절암천 주변 응급복구를 마친 상태다.
대전시 관계자는 "사업이 장기화될 것을 대비해 단기사업으로 침수 위험 예방 사업을 완료해 왔다. 자재비 인상과 설계 용역에 따른 변경 부분에 대한 사업비 증액은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국비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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