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 인쇄특화 거리에 인쇄소들이 모여있다. |
[시리즈 순서]
1. 생존권 위기에 놓인 대전 인쇄 거리
2. 재개발 조합과의 갈등 무엇이 문제인가?
3. 100년 역사 대전 인쇄거리
4. 인쇄거리 전성기를 추억하는 사람들
5. 인쇄업은 사양산업일까? 종이를 찾는 사람들
6. 서울 인쇄거리&경기도 인쇄산업단지
7. 대구 인쇄산업단지 추진과 성공사례
8. 인쇄산업단지 유치 경제적 효과
1. 생존권 위기에 놓인 대전 인쇄 거리
서울, 대구와 함께 전국 3대 인쇄거리로 손꼽히는 100년 역사의 대전 인쇄거리가 위기에 놓였다. 대전시 동구 정동, 중동, 삼성동에 걸쳐 있는 인쇄거리는 대전지역 전체의 70%, 동구 전체의 93.8%인 750여 개의 인쇄관련 업소가 밀집되어 있으며, 인쇄를 비롯하여 제본, 사무용 문서, 옵셋, 상업용 스티커 제작, 광고 스크린 인쇄 등 모든 인쇄가 가능한 곳이다.
1960년대부터 본격 조성돼 80년대 전성기를 누렸으나 90년대 들어 대전시청과 법원이 내포와 둔산으로 이전하고 2012년 충남도청이 내포로 이전하며 본격 쇠퇴의 길을 걸었다. 구도심의 낡고 비좁은 환경, 인근 성매매 집결지 등 산업 환경도 열악했던 상황에서 두 기관의 이전은 인쇄거리의 생존 기반을 흔드는 치명타였다. 그나마 세종시 출범으로 인쇄물량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으나 수도권에 물량이 흡수되면서 이 또한 물거품 됐다.
지역 인쇄업체들은 상권 활성화에 대한 대안으로 세종 근처에 첨단 설비를 갖춘 인쇄산업단지를 지난 2007년부터 요구했으나 대전시의 무관심으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대전시는 올해 3월 원도심 인쇄거리에 '도심형산업지원플랫폼'을 마련하고 인쇄협업공장, 인쇄박물관, 인쇄기획 사무실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인쇄업자들의 만족할 만한 해결점은 찾지 못하고 있다.
세종시가 출범하며 인쇄 수요는 급증했지만, 지역 인쇄소는 기계가 노후에 물량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
대전 인쇄거리 문제는 최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주요 공약으로 거론됐다. 온도차는 조금씩 달랐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후보 시절 대전인쇄특화거리를 '청년디자인특구'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원도심 인쇄거리에 인쇄발전연구원을 설립해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디지털 인쇄창업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상대 후보였던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는 5만 평에 달하는 대전첨단인쇄출판정보산업단지 조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대전시장 선거에 이장우 후보가 당선되며 인쇄산업단지 조성에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과거 동구청장 시절, 인쇄산업단지 조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했기 때문이다.
대전 동구 인쇄거리에 재개발을 예고하는 플랜카드가 걸려 있다. |
인쇄업은 동종 업종간의 협업이 필수적인 산업이다. 인쇄 소비층이 다품종 소량 주문형 인쇄와 개인화된 맞춤형 인쇄 등 세분화 되면서 인쇄업에 대한 변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행정기관의 미온적인 태도와 개발을 둘러싼 업체들 간 갈등, 회생의 불씨가 꺼져가고 있는 지금 100년 전통의 대전인쇄거리의 운명이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이유나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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