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청 전경. |
사실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 간 극한 대치는 예상됐던 바다. 공수가 분명한 '수성 대(對) 탈환' 구도 속에 선거 흐름이 박빙으로 흘러가고 있어서다. 또 두 사람의 정치 스타일과 대중 이미지가 정반대다 보니 갈등 구도도 더욱 명확하게 비치고 있다. 둘 다 인물론을 내세우지만 내용은 극명하다. 허 후보는 '책임감 있는 연임 시장', 이 후보는 '추진력 있는 새 인물'을 부각하고 있다.
선거는 이미 난전에 돌입했다. 애초 이 후보는 허 시장의 4년 대전시정에 각을 세우며 심판 프레임을 씌우는 데 주력했다. 이에 허 후보는 4년간 주요 성과를 알리고 시정의 연속성을 강조해 맞섰다. 팽팽한 구도 싸움이 이어지자 서로 이미지를 깎기 시작했다. 이 후보가 허 시장을 '무능·무기력'이라고 규정하자, 허 후보는 이 후보가 '무모·무책임'한 인물이라고 맞받아쳤다. 급기야 후보를 직접 겨냥한 공방이 오가기에 이르렀다.
최근 한 방송 토론회에서 허 후보는 이 후보의 동구청장 재직 시절 문제와 부동산 투기 의혹을 거론했다. 그의 무리한 동구청사 신축 추진을 문제 삼고 아내 명의로 대전역 인근 상가건물을 매입해 일었던 부동산 투기 의혹을 다시 짚은 것이다. 그러자 이 후보는 이를 네거티브 공세라고 맞받는 한편 캠프 차원에서 역공에 나섰다. 캠프는 허 후보의 족지결손(발가락 절단)으로 인한 군 면제 의혹을 다시 꺼내 직격탄을 날렸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12일 대전시 선관위에서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사진 왼쪽),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가 접수 서류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여론조사 추이는 박빙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우세한 결과들이 나왔으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인 만큼 접전이란 분석이 대체적이다. 승부는 전국적으론 갓 출범한 윤석열 정부, 지역 차원에선 지난 4년 대전시정에 대해 시민들이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렸다. 현재로선 선거판을 뒤흔들 중앙 이슈는 없지만, 대전이 전국 민심의 '축소판'인 점을 고려하면 전국적인 바람과 분위기를 탈 가능성도 없진 않다.
결국 19일부터 2주간 이어지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승패를 가를 마지막 기회로 꼽힌다. 허 후보는 이 후보의 자질 검증에 수위를 높이고 시정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투트랙 전략을, 이 후보는 민주당 지방 정권의 심판과 함께 추진력을 바탕으로 한 대형 공약을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두 번의 방송 토론회에서 맞붙었던 두 후보는 23일 카메라 앞에 서서 다시 한 번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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