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물질 기준치 초과 숨긴 공장…조작한 대행업체 '한통속'

  • 사회/교육
  • 법원/검찰

오염물질 기준치 초과 숨긴 공장…조작한 대행업체 '한통속'

충남·세종 공장서 기준치초과 적발돼 벌금형
측정대행업체도 요구대로 측정치 조작 가담
"측정대행 의뢰 갑을관계 취약성 드러나"지적

  • 승인 2022-05-09 17:13
  • 신문게재 2022-05-10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2022031201000682700024171
대기오염물질을 기준치 초과해 배출하고도 이를 숨긴 공장이 잇달아 적발됐다. 측정치 조작에 가담한 대행업체는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염화수소와 포름알데히드 등 건강에 해로운 대기오염물질을 기준치 이상 배출하고도 측정치를 조작해 숨긴 공장 관계자들이 잇달아 적발됐다. 대기오염물질 측정을 대행하는 위탁업체 역시 측정치 조작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조사돼 재판을 앞뒀다.

9일 대전 법조계에 따르면 충남 서천을 비롯해 서산과 세종의 3개 공장에서 대기오염물질을 기준치 이상으로 배출하고도 이를 숨기다 적발돼 대전지방법원에서 각각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 사건을 보면, 서천의 한 공장은 자신의 굴뚝에서 배출되는 염화수소가 허용기준을 초과한 0.46ppm임에도 기준치 이내인 0.34ppm인 것처럼 측정분석 결과를 조작하는 등 50회에 허위로 대기측정기록부를 작성했다. 서산의 또 다른 공장 역시 염화수소 측정분석 결과가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13.61ppm임에도 기준치 이내인 1.78ppm인 것처럼 측정분석결과를 조작하는 등 101차례 걸쳐 측정결과를 수정했다. 염화수소는 저농도에서도 사람의 건강이나 동식물의 생육에 치명적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특정대기유해물질로 집중 관리하는 물질이다. 서산의 공장에서는 염화수소가 기준치를 초과해 배출되는 과정에서 악취에 따른 민원이 자주 제기됐으나, 실제 배출치보다 낮게 장부에 기록함으로써 효과적인 대책도 수립할 수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세종의 또 다른 기업은 염화수소와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을 측정하지 않고도 기준치 이내인 것으로 조작했는데, 재판을 맡은 대전지법 형사7단독 김지영 판사 지난 1월 판결선고 때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나 벤젠 등이 1년간 장기간 거짓으로 기재돼 측정결과와는 달리 상당량의 유해물질이 배출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사안의 중대성을 언급했다.

특히, 이들 기업은 대전의 모 측정대행업체에 자신의 공장 대기오염배출 측정을 위탁했는데 측정치 조작에 대행업체가 적극 가담한 혐의가 발견돼 대기환경보전법위반으로 기소됐다. 공장 관계자가 기준치를 초과한 측정결과를 수정해달라 요구하면 해당 측정대행업체는 대표이사, 사내이사 등에게 보고해 기준치 이하로 수치를 조작한 혐의다.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측정대행사업자가 특정 공장에서 대기오염물질 측정 대행을 맡았을 때 사업을 주는 공장의 위반사항을 수정해달라는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운 갑을 구조가 만들어져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박수현 "세종 행정수도 서울 경제수도…李 의지확고"
  2. [박현경골프아카데미]백스윙 어깨 골반 회전! 당기서, 누르고, 돌려주세요
  3. 천안검찰, 마약류 매매 혐의 체류기간 만료 태국인에 '징역 3년' 구형
  4. 천안시의회 조은석 의원, '천안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조례 개정안' 상임위 통과
  5. 충남산림자원연구소 매각부지 활용안 찾는다
  1. 2025 자전거 타고 '행복도시 명소' 투어....4월 26일 열린다
  2. 천안검찰, 2만5000원에 롤 계정판매 사기 혐의 '벌금 50만원' 구형
  3. 대전교통공사, 장애인의날 교통약자이동지원차량 무료운행
  4. 세종충남대병원 서정호 교수, 학대예방경찰관 대상 교육 실시
  5. 이종담 천안시의원, 대표발의 '천안시 취약계층 주거환경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상임위 통과

헤드라인 뉴스


이재명 "일단 용산 다음은 靑…" 발언에 충청반응 싸늘

이재명 "일단 용산 다음은 靑…" 발언에 충청반응 싸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집권 시 일단 용산 대통령실을 집무실로 쓸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음 단계로는 청와대를 신속히 보수해 들어가고 최종적으로는 개헌을 전제로 세종시로 이전하겠다는 뜻을 덧붙였다. 6·3 조기대선 정국에서 차기 대통령 집무실 위치가 뜨거운 화두로 오른 가운데 그가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으로 주목된다. 이 후보는 18일 오후 MBC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나와 '만일 당선되면 대선 직후 대통령 집무를 어디로 시작할 것이냐'는 김경수 경선 후..

문턱 더 낮아진 재개발·재건축…대전 노후아파트 재건축 활로 기대
문턱 더 낮아진 재개발·재건축…대전 노후아파트 재건축 활로 기대

국토교통부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기존보다 쉽게 추진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정을 조정한다. 재개발 정비구역 지정요건에 무허가 건축물을 포함하고, 재건축진단(옛 안전진단)은 세부평가 항목을 늘려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 문턱을 낮추는 게 골자다. 대전에서도 노후아파트 재건축 추진 움직임이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관련 절차 진행에도 활로가 뚫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토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시행령' 하위법령 개정안을 18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40일간 입법 예고한다고 발표했다.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재건축진단 기준' 하..

대전시 "전국유일 결혼·출산 지표반등…청년이 살고싶은 도시"
대전시 "전국유일 결혼·출산 지표반등…청년이 살고싶은 도시"

대전시가 저출산과 지방소멸 등 국가적 위기 속 전국에서 유일하게 결혼과 출산 지표가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의 기업유치 및 다양한 청년 우선 정책이 빛을 발한 것으로풀이된다. 대전시에 따르면 과거의 대전은 교통과 주거 등 인프라 측면에서 살기 좋은 도시라는 이미지가 짙었다. 그러나 지금 대전은 행정당국의 '기업 유치-대전 정착-결혼-육아-노인 복지'로 선순환 정책이 자리를 잡으면서 청년 세대에게 '살고 싶은 도시'라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도시로 성장했다. 대전 청년 정책의 효과는 통계 지표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통계청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책 읽기 좋은 날 책 읽기 좋은 날

  • ‘가방은 내가 지켜줄께’ ‘가방은 내가 지켜줄께’

  • ‘느려도 괜찮아’, 어린이 거북이 마라톤대회 ‘느려도 괜찮아’, 어린이 거북이 마라톤대회

  • 감염병 예방 위한 집중 방역 감염병 예방 위한 집중 방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