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법안 상정에 중대 변수가 생겼다. 국회 본회의에서 하루 전 처리된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법안을 둘러싸고 극한 대치를 보인 정쟁 뒤끝이 심상찮고 엄중하다. 4일 국토위 소위에서 병합 심사가 이뤄질지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없지 않다. 한술 더 떠 새 정부 첫 총리·장관 인사청문회로 첨예하게 격돌하는 중이다. 대립각을 세워도 경중은 가릴 줄 알아야 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가 대전에서 밝힌 대로 행정수도 세종 완성 과제의 핵심이고 여야 이견이 없는 사안이다. 검찰 수사권 분리 입법이 어떤 변수도 되지 않길 당부한다.
정국이 극도로 뒤숭숭하다. 그렇다고 긴급한 할 일을 법안심사소위에서 미루면 안 된다. 다른 절차들이 속속 기다린다. 국토위 전체회의 가결과 법사위를 거쳐 임시국회 본회의 통과까지 속도전으로 밀어붙여야 할 법은 정작 이 법이다. 세종집무실 설치는 인수위 110대 국정과제로 3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고됐다. 국정 운영 효율성을 꾀하고 그 자체로 국가균형발전의 전기가 될 여야 공통 공약이다. 여야 모두 개정안을 발의한 점을 상기하고 서로 합의하에 처리하는 게 순리다.
지난 국회에서의 세종의사당 법안처럼 발목 잡히는 일은 절대 없으리라 확신한다. 한시바삐 세종집무실법이 국회 문턱을 넘어야 기능과 규모를 고려한 설계 용역의 진행이 가능하다. 7부 능선 격인 소위 심사가 예정대로 가면 향후 정쟁 수단으로 전락시키지 않겠다는 다짐의 효과도 있을 것이다. 민생 모드로 급전환할 더불어민주당이나 지방권력 탈환을 노리는 국민의힘 모두 지방선거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바란다. 세종집무실 설치는 이 법이 처리돼야 비로소 속도를 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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