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인재들은 집과 가까운 지역대학에 다니며 치의학 전공을 하고 싶어도 치대가 없는 탓에 어쩔 수 없이 타 지역 대학으로 진학해 공부해야 하는 상황으로 상대적 불이익은 물론 '충청권 홀대론'으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27일 대전권 진학지도교사들이 파악한 자료 결과, 올해 대전지역에서 수시(학생부종합전형과 교과전형)를 통해 타 지역 치대에 합격한 학생은 12명으로 집계됐다. 정시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합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을 포함해 충남, 충북, 세종 등 충청권 수험생들의 타 지역 치대 합격생은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인재 유출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여기에 전체 지원자까지 포함하면 그 수치는 훨씬 더 많아진다.
이처럼 대전지역의 경우 치대가 없어 우수한 지역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뒤따르는 타 지역 대학 원정 진학을 통해 경제적·시간적 손실을 떠안고 있는 형편이다.
더욱이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지역 고교 출신을 의무적으로 뽑는 '지역인재 특별전형'을 확대해 지역대의 의대·치대·한의대 선발 비율을 높이기로 한 가운데 지역을 기반으로 치의학 연구 및 전공을 하고 싶은 학생들은 지역 치대 부재로 상대적으로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광순 대전진학지도교사협의회장은 "타 지역의 경우 의·치·약·한의대를 설립한 대학이 꽤 된다. 반면 대전에는 충남대는 치대가 없고, 건양대는 의대만 있는 상황으로 의학계열 종합대학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치대는 지역인재특별전형에 해당이 되지만, 대전에 치대가 없는 탓에 지역 학생들은 지원할 수 없고 누릴 수도 없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전국 거점 국립대마다 치과대학이 설립돼 있지만, 유독 충청권 국립대에만 치대가 없어 충청민들과 지역대 구성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수도권을 제외한 권역별 국립대 치과대학 현황을 살펴보면, 전라권은 전북대와 전남대에 치과대학이 설치돼 있다. 경상권에는 경북대, 강원권에는 강릉원주대에 치과대학이 있다.
반면 충청권에는 국립대 치과대학이 전무하다. 국립대 치과대학과 상급치대병원이 없는 유일한 권역이 충청권인 셈이다. 이는 결국 지역 교육 인프라의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지역 교육 경쟁력 저하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목소리다.
여운관 대전교육청 장학사는 "학생의 진로 진학에 있어 선택의 다양성 측면에서 치대 설립은 필요한 부분"이라며 "치의학계열에 관심을 둔 학생들이 지역 전형을 통해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데 대전의 경우 이 길이 차단된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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