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둔 28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계단에 선거 홍보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둬 탄탄한 지역 기반을 구축했으나, 20대 대선에서 세종을 제외한 대전과 충남, 충북 3개 시·도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새 정부 출범에 따른 '허니문' 효과가 가시화되진 않아 현재로선 어느 한쪽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형세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에게 이번 지방선거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20대 대선과 윤석열 정부 출범 뒤 바로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이기 때문이다.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은 지방 권력을 수성해 집권세력을 견제하겠다는 목표인 반면 국민의힘은 대선 승리를 바탕으로 지방 권력까지 탈환해 원활한 국정 동력을 얻겠다는 각오다.
전국에서도 대전·충청은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지방 권력의 핵심축인 충청 4개 광역단체장이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선거 구도가 명확할 뿐만 아니라 결과에 따른 파급 효과가 클 수밖에 없어서다. 윤석열 당선인이 '충청의 아들'을 자처하며 지역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충청의 선거결과가 갖는 상징성 또한 높다.
현재 자신감이 붙은 쪽은 국민의힘이다. 승리를 거둔 20대 대선이 계기가 됐다. 특히 대전에서 승리를 의미 있게 보고 있다. 그동안 국민의힘에게 대전은 재앙과도 같았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시장과 5개 구청장, 지역구 광역의원을 전부 뺏긴 데 이어 2020년 총선에선 7개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두 졌다.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 패배주의가 팽배하던 차 20대 대선에서 승리를 거둬 자신감을 어느 정도 회복한 상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그동안 패배의 아픔이 컸지만, 정치적으로 균형을 잡아주는 대전·충청 특유의 심리가 20대 대선에서 작용했다고 본다"며 "완벽한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선 지방권력도 모두 바꿔야 한다는 논리로 지역민들의 표심을 파고들 계획이다. 대전뿐만 아니라 민주당 강세지역인 천안, 아산 등 충남 서북부 지역을 공략하는 게 최대 목표"라고 했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감을 씻어내고 지방권력 수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비록 패배했지만,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득표 차이가 크지 않아 빠른 수습이 가능했다. 충청에서 민주당의 가장 큰 무기는 탄탄한 지역 기반이다. 현역을 중심으로 지방행정의 연속성을 내세워 지역민들의 지지를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이런 목적에서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공동 출마 선언이나, 공약발표가 논의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물론 대선 패배는 뼈아프지만, 오히려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결기를 당 내부적으로 다지는 계기가 됐다"며 "우리에게 대전·충청은 거점 지역으로 전략 가치가 상당히 높다. 지방행정의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당의 호소에 지역민들께서 동의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섣부르지만 지방선거에서 플러스알파(+a)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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