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7일 골령골 유해 발굴 모습 . 중도일보 DB |
2일 대전 동구에 따르면 산내 평화공원(가칭 진실과 화해의 숲) 조성 전 유해 발굴을 위한 행정적 절차를 마치고 4일 발굴단과 발굴 일정·계획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한다. 이후 유족회와 만나 내용을 전달하고 본격적인 발굴에 앞서 개토제 일시를 정할 예정이다. 개토제를 시작으로 본격 발굴이 진행되는 시기는 4월 말께로 예상된다.
지난해 발굴이 업체 선정 등 행정절차 지연으로 6월에나 시작된 데 비해 올해는 상대적으로 일찍 발굴이 진행된다. 올해 발굴 작업은 지난해에 이어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를 단장으로 선사문화연구원이 맡는다.
2020년 13년 만에 정부 주도 발굴이 재개된 지 3년째인 이번 발굴 작업은 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본격적인 착공에 앞선 마지막 년도 발굴로 계획돼 있다. 도로를 옮기는 등 대대적인 일대 공사가 이뤄질 예정인 만큼 공사 전 땅 속 유해를 모두 발굴해야 하는 상황이다. 산내 골령골은 모두 8개의 학살지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번 발굴 작업에선 1~6 학살지 2만 9210㎡를 대상으로 시굴조사를 벌인 뒤 1820㎡에 대한 발굴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7억 원으로 모두 국비다.
앞서 2020년 골령골에선 234구의 유해가 땅 위로 올라온 데 이어 2021년엔 962구가 발굴됐다. 2007년과 2015년 발굴한 것까지 포함하면 1250구에 달한다. 그동안 알려진 바로는 이보다 더 많은 인원이 이곳에서 학살된 것으로 전해져 올해 발굴에서도 적지 않은 유해가 세상 위로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올해 12월로 종료되는 발굴사업이 끝난 뒤 공사 중 유해가 발굴될 땐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진행하겠다는 게 동구 관계자의 말이다.
동구 관계자는 "유족들에게 올해는 작년처럼 늦어지게 안 하겠다고 약속했고 빨리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해가 얼마나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나중에 더 있으면 안 되는 거니까 유족이 원하는 부분들을 아쉬움이 남지 않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공사 중에 나온다고 하면 공정관리를 해야 할 것 같은데 도로는 도로대로, 발굴은 발굴대로 동시다발적으로 나눠서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희생자에 대한 유해 발굴과 단일 화해·위령시설 건립 권고에 따라 2016년 대전 골령골 9만 8601㎡에 401억 7500만 원을 투입해 추모관과 전시·교육관·역사공원 등을 조성키로 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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