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청 전경. [사진=서구 제공] |
최근 더불어민주당 지역 인사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나오는 말이다.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서구청장을 국민의힘에 뺏기면 대전시장을 포함한 전체 선거가 어렵다는 뜻이다. 왜일까.
서구는 대전 5개 자치구 중 하나지만, 서구가 갖는 전략적 가치와 상징성은 상대적으로 높다. 관공서와 기업, 법조, 교육 기관이 밀집해 지역 여론을 형성·주도하고, 무엇보다 인구가 가장 많아 선거 승패를 가를 수 있어서다. 서구가 대전의 정치·행정 1번지로 불리는 이유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서구에서 강세였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서구갑에서 6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서구을에서 3선을 했고, 장종태 전 서구청장도 재선에 성공했었다. 시의원 3자리 석권은 물론 서구의회도 다수당을 차지해 서구는 민주당의 '우세' 지역, 즉 텃밭으로 불렸다.
그런데 20대 대선은 달랐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49.67%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46.31%)를 이긴 것이다. 서구 23개 법정동에서 이 후보가 승리한 곳은 4개 동에 불과했다. 동별 표 차는 크지 않았으나, 서구에서 졌다는 결과 자체로 충격은 컸다.
서구를 향한 민주당의 위기감도 대선 패배에서 출발했다. 이미 서구 출마 예정자들 사이에선 "더 이상 텃밭이 아니다", "어려운 싸움이 될 것 같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당 차원에서 빠른 수습에 나섰지만, 후보들의 동요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론 눈에 띄는 구청장 후보의 부재가 꼽힌다.
구청장 후보는 지역의 전체 선거를 이끄는 '리더'이자 '얼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누굴 내세우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는 얘기다. 특히 서구의 전략 가치를 따졌을 때 구청장 후보의 상징성과 대전 전체 선거판에 미치는 영향력은 클 수밖에 없다.
현재 후보는 많다. 송석근 전 부구청장, 김창관 전 서구의회 의장, 유지곤 대저너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이선용 서구의장도 복당을 완료하는 대로 선거전에 뛰어들 예정이다. 당내에선 후보는 많지만, 상대적으로 경쟁력과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대전시장을 준비 중인 장종태 전 청장이 '선당후사'로 구청장 3선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다.
위기감이 고조되자 서구에서 다선 시의원을 지낸 김인식, 김종천 전 시의회 의장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김인식 전 의장은 출마를 결심해 주변 정리에 들어갔고, 김종천 전 의장은 결단이 임박했다. 김종천 전 의장의 경우 남아 있는 대법원 판결이 현재 걸림돌이다.
한 민주당 지방의원 예비후보는 "당에 구청장 후보는 많은데 솔직히 임팩트나 무게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박병석 의장과 박범계 장관의 물밑 역할을 기대하는 이들도 많지만, 신분상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참신한 새 인물을 기대하는 기류도 없진 않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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