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대학은 여전히 변화에 더디다. 세상은 계속 변화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학은 과거 모델과도 같다는 게 교육계 인사들의 설명이다. 즉 현재와 같은 모델을 고수하기 보다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 하는 새로운 대학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충남대와 한밭대의 통합 논의가 대학가의 '뜨거운 감자'다.
두 대학의 통합 추진 배경은 급격한 학령 인구 감소로 신입생 모집 어려움과 우수 인재의 수도권 유출로 지역 대학의 생존 위기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생존을 위해 경쟁력 있는 대학 간 외적은 물론 실질적인 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게 대학의 입장이다. 위기의 지역대를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통합 논의에 시동을 건 충남대와 한밭대의 현 상황과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위기에 봉착한 지역대= 지역의 위기는 곧 지역대학의 위기와도 같다. 청년의 지역 탈출 및 수도권 진입 쇄도와 지역 인구의 고령화 및 저출산은 지역 인구 감소로 이어진다. 실제로 대학교육연구소의 대학구조조정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면 대학 입학 가능 인원은 2020년 46만 5000만 명에서 2024년 39만 4000만 명으로 7만 1000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학생 수가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다. 오는 2032년에는 39만 명에서 2040년 28만 3000명으로 10만 7000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0년과 비교하면 18만 2000만 명, 약 40% 감소하는 수치다.
이런 가운데 2021년 전국 일반대 신입생 충원율은 94.9%로 1만 6359명 미충원 됐다.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국립대마저 통합을 고민할 정도로 학생 수 감소는 전국 대부분 대학들에게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대학의 미래를 위한 '통합' = 대전의 두 국립대인 충남대와 한밭대가 통합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대학의 통합 추진 배경은 급격한 학령 인구 감소로 신입생 모집 어려움과 우수 인재의 수도권 유출로 지역 대학의 생존 위기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월 22일 충남대 초청으로 열린 김종영 경희대 교수의 '10개 만들기-거점국립대, 어떻게 키울 것인가?' 세미나에서도 인구소멸로 위기를 겪고 있는 비수도권 지역은 대학 간 통합이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경상대와 경남과학기술대가 통합해 경상국립대로 출범하며 대학 경쟁력이 크게 높아진 사례를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역 거점 국립대 9곳 가운데 충남대와 충북대를 제외한 7곳이 모두 통합에 성공했다는 점도 충남대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충남대는 통합 추진 관련 학내 간담회를 실시하고 학내 의견 수렴을 마쳤다. 이제 통합을 공식화하기 위한 학내 준비위원회 구성 등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전망이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 측은 통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게 구성원들의 합의라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공감대 형성을 비롯해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하고 통합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아무리 명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학 구성원들의 동의를 받지 못하면 대학의 통합은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충남대는 지역사회·대학 구성원 공감대 형성을 통한 통합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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