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뒤통수를 친 뒤 이를 수습하는 과정이 여전히 되풀이되고, 뚜렷한 대안 없이 "잘 챙기겠다"는 모호한 답변만 내놓고 있어서다. '아들', '사위' 등 충청 민심에 기대는 정치적 수사만 강조할 뿐 정작 지역 현안을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는 볼 수 없는 실정이다.
최근 대선정국에서 대전·충청은 잇따라 뒤통수를 맞으면서 거센 '패싱' 논란이 일고 있다. 여야 대선후보의 우주청 설립지, 육군사관학교 이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배치 등 지역 이익에 반하는 공약들로 충청권 전체에 실망감이 큰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대전 방문 열기와 이재명과 장종태를 사랑하는 시민 모임인 이장클럽 풍선들 |
우선 이재명 후보는 육군사관학교 안동 이전 공약을 충남서 못 박았다. 육군사관학교 이전을 앞장서 추진하던 충남에서 자신의 공약을 고수한 것이다. 12일 충청을 찾은 이 대표는 안동 이전의 불가피성은 상세히 설명하면서 육사 이전에 상응하는 대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경북 안동이 독립군 배출이 많고, 신흥무관학교 창시자인 이상룡 선생의 고향이기도 하다"며 육사 안동 이전 공약을 고수했다. 반면 충남을 향해선 "억울한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하겠다", "상응하는 충분한 균형을 맞추도록 하겠다"는 수준의 발언을 내놓는 데 그쳤다.
이 후보가 육사 이전을 발표한 날은 이달 초인 1일로, 공약을 검토할 시간이 일주일 넘게 있었다. 또 지역 차원에서 반발이 거셌음에도 대안 없는 메시지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충청을 대놓고 무시한 행위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우주청도 받아들이기에 따라 해석이 난무한 모호한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운데)를 비롯한 당 관계자들이 11일 오전 천안역에서 출발하는 윤석열 공약홍보 '열정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최근 이준석 대표가 해명을 내놓긴 했다. 이 대표는 11일 충남 천안을 찾아 "충남의 특정 지역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우리가 특정 지역을 검토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게 되면 전략적 이해에 따라 판단할 문제"라는 조건을 달았다.
윤석열 후보 본인도 "수도권이 아니더라도 강원도든 충청도든 경상도지만 더 당겨오든 군사적으로 정할 문제"라고 밝힌 뒤 직접적인 설명이나 사과는 없어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당장 민주당에선 "충청의 아들이라더니, 사드를 갖다 놓으려 한다"고 비판을 가하는 중이다.
한 지역 정치권 인사는 "지역 이익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여야 대선후보들의 공약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아들이니, 사위니 강조하지만 결국 지역은 뒤통수를 맞고 있는 결과가 되풀이되고 있다. 이래서 지역 정치권이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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