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전날인 27일 오전 10시께 찾은 대전복합터미널. (사진 김지윤 기자) |
설날 연휴 전날인 27일 오전 10시께 대전 동구 용전동 복합버스터미널. 평소라면 귀성객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여야 하지만 이날 터미널 대합실은 썰렁한 분위기가 맴돌았다.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 고향에 있는 가족을 만나러 가던 분위기는 옛말, 이제는 명절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할 정도로 한산했다. 이맘때면 대합실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탑승객들의 눈치싸움이 벌어졌지만 지금은 절반 이상의 의자가 빈자리로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 탑승장도 마찬가지. 한두 명의 승객만 버스를 기다릴 뿐 고요함이 가득했다.
설 명절 특수 기간을 맞았지만 이용객들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버스터미널 사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전례 없이 3년간 이어지는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 움직이려 하는 이동인구가 줄고 있는 탓이다.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으로 정부가 설 명절 동안 '대중교통 이용 자제'를 간곡히 부탁하면서 버스를 이용하지 않으려 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 명절 기간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이 몰리면서 지역 고속·시외버스 관계자들은 매년 임시차량을 대비해 놓지만 이번 설 명절은 최소한의 수준만 투입할 예정이다. 코로나 펜대믹 이전인 2019년 설 명절엔 임시차량을 고속버스 200%, 시외버스 50%로 편성한 데 반해 이번 설에는 고속버스 14.1%, 시외버스 10% 정도만 운영된다.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도 현저히 줄고 있다. 코로나 이전 명절 기간 버스터미널에 방문하는 이용객은 2만 3000명 정도였지만 지난해 추석은 1만 1000명 정도였다.
터미널 관계자들은 최근 오미크론 확산으로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설날은 1만 명도 채 방문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역 버스터미널 업계는 이용객 감소로 경영난 위기에 놓인 상황에 이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전복합터미널 관계자는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방역을 철저히 하고 대중교통 이용 자제를 요청하는 것은 해하지만, 이로 인해 생길 피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라며 "코로나로 인해 매출 타격을 입고 있지만 아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터미널 사업자들 또한 민간기업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탑승장에 도착해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한 고속버스의 안.출발 시간이 다 됐지만 1명의 승객을 제외하고는 빈자리만 있을 뿐이었다. (사진=김지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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