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 |
전국 유일의 1인 미술관으로 운영하면서도 지난해 이건희 컬렉션의 이응노 작품을 선점하지 못해 한계를 드러냈던 이응노 미술관은 올해도 이응노 하이라이트 전, 파리의 한국화가전 등 종전과 같은 기획전을 예고하면서 구태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이응노미술관)이 발표한 올해 전시일정에 따르면 18일부터 4월 10일까지 '안목:청관재 이응노 컬렉션'을 시작으로 5월부터 두 달 동안 어린이 체험전, 7월 19일부터 9월 18일까지 '파리의 한국화가들2', 10월 UCLG 대전총회 기간에는 '이응노 하이라이트' 특별전을 선보인다.
미술관의 역사와 이응노 화백의 부인이자 명예관장인 박인경 화백과 이융세 화백의 인터뷰를 담은 다큐멘터리도 제작한다.
미술계는 이응노 미술관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작가의 이름을 내건 1인 미술관이자 둔산대공원 문화예술단지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이응노 화백 작품에 대한 브랜딩은 고사하고 개인 미술관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인경 여사가 기증한 500점의 작품으로 문을 연 이응노 미술관은 재단 설립 10년을 맞는 상황에서도 1400여 점의 소장품만 확보한 상태다.
이응노 화백의 부인이라는 상징적 의미로 박인경 여사는 명예관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관심을 모았던 이건희 컬렉션의 이응노 화백 작품도 전국 유일의 1인 미술관임에도 불구하고 확보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재단 설립 10주년이자 UCLG 대전총회라는 기회에도 불구하고 소장품 전 등 기존 전시를 답습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응노 미술관 측은 작가미술관의 특성상 소장품전에 따른 작가의 정체성을 떼고 전시를 기획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개관 10주년을 맞은 만큼, 대전을 대표하는 작가 미술관으로서 이응노의 정체성과 브랜딩 강화가 부족하다는 게 지역 예술계의 시각이다.
지역예술계 인사는 "대전의 문화예술이 한자리에 모인 둔산문화예술단지 부지에 자리한 작가미술관으로서 기대만큼의 역할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 다른 인사는 "가족이 명예관장으로 이름을 올리는 것 자체가 세계 어느 미술관에서도 보기 어려운 일"이라며 "고인의 좋은 작품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한 고민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다"라고 말했다.
이응노미술관 학예관계자는 "이응노 브랜딩화 부족에 대한 지적은 공감하는 부분"이라며 "미술관 설립 자체가 고 이응노 화백의 뜻을 기리기 위한 취지가 크기에 소장품전을 통해 작품세계를 알리고, 작가미술관 특성상 유족과의 소통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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