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에 1억 원 정도 도네이션(donation. 기부,후원)을 했는데 언론인 자녀 장학금 기탁은 그 중의 한 부분입니다. 언론인들의 사기를 북돋워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민주주의의 꽃은 언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이 잘 되면 사회가 밝고 투명해집니다. 이 사회를 밝고 깨끗하게 만드는 일에 일조하는 언론인들의 자녀들 한 두 명이라도 혜택을 드리면 좋고 동기 부여도 될 것 같아서 장학금을 기탁하게 됐습니다.
가벼운 마음에 기탁을 하게 됐는데 큰 것도 아니고 약소해서 부끄러웠습니다. 목요언론인클럽 이정두 고문님과 같이 오래전부터 모임을 하고 있는데 제가 존경하는 이정두 고문님으로부터 목요언론인클럽 언론인 자녀 장학금에 대한 정보를 듣고 작정해서 장학금을 드리게 됐습니다. 언론인 자녀들이 목요언론인클럽으로부터 장학금을 받고 자긍심을 갖고 공부하게 되면 보람을 느낄 것 같습니다. 이 작은 금액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지만 앞으로도 능력이 허락된다면 계속 노력하면서 목요언론인클럽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유한양행 유일한 회장님이 기업의 3가지 분배법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수익이 100이라고 했을 때 40%는 사업에 재투자하고, 30%는 주주들에게 이익을 나눠드리고, 나머지 30%는 사회에 환원한다는 철학을 말씀하셨죠. 저는 그것을 벤치마킹한 것입니다. 해마다 수익이 나면 그 수익의 30%를 직원들에게 특별상여금으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재작년에는 사랑의 열매에 5000만 원을 기부했는데 작년에는 사랑의열매에 1000만 원을 기부하고, 대전시체육회에 1000만 원을 기부하고, 목요언론인자녀 장학금으로 1000만 원을 기탁하는 등 분배하게 된 셈이지요. 저희 회사의 연 매출 한도 내에서 10%는 무조건 사회에 환원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는 거지요. 저는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일정 부분 환원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사회로부터 진 빚을 갚아야 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삽니다. 모든 직원들이 여기에 다 동조해줘서 다행입니다.
▲18살 고등학교 졸업반 때 저희 회사에 찾아온 장애인 청년들 5명이 올해 13년차를 맞고 있습니다. 생산 파트에서 포장 업무 등을 맡고 있는데요. 같은 일을 계속 반복해서 하니까 매우 잘하고 있습니다. 지적장애 2급 청년들이지만 각자 나름대로 한 몫씩 해내고 있고, 일도 매우 잘합니다. 전부 집 한 채씩을 샀답니다. 서른이 넘었으니 이제 장가갈 일이 남아있네요. 생산직에서 착실하게 일하면서 당당하게 세금 내고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서 잘 살고 있습니다. 제 말도 너무나 잘 듣고, 생각도 많이 커지고, 지능도 10은 올라간 듯 합니다. 정말 자기 역할들을 잘 해내는 게 너무나 흐뭇하고 보람도 많이 느껴집니다. 160여명 직원들 중에는 지적장애인뿐만 아니라 지체장애인도 여러 명인데 장애인고용 부담금을 내지 않고 있으니 이 역시 잘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예, 지금으로부터 9년 전 2013년도에 ‘바른 음료’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해태, 롯데 등 대기업 OEM을 맡고 있는데요. 인수할 당시는 고전을 하다가 지난해부터 수입이 나기 시작해 올해 정상궤도에 올랐답니다.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정말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모든 일은 사람에 좌우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주)장충동왕족발에서 만 60이 되어 정년퇴직하시는 분들이 다시 바른음료에 가서 일하실 수 있도록 해드렸습니다. 기숙사도 제공해드리고 있죠. 저는 저희 직원들이 최대한 오랫동안 일을 하실 수 있도록 배려해 드리려 합니다.
(주)장충동 왕족발 사옥 앞 분수 정원 |
▲예, 오래전부터 대전상공회의소 부회장을 맡아 하고 있는데요. 부회장을 맡은 곳이 많네요. (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 부회장도 맡고 있습니다. 고려대 대전충남교우회 부회장, 대전검찰청 법사랑위원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해왔습니다. 대외적으로 하고 있는 일이 대략 40여 개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전엔 회사 일을 하고 오후엔 주로 대외적인 업무를 하러 다니고 있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제 좌우명이기도 하고, 직원들에게 꼭 강조해 들려주고 싶은 말이기도 해서 여러 곳에 이 문구 액자를 걸어두었습니다. 당당함이 지나치면 교만이 되고, 겸손함이 지나치면 비굴이 되기 때문에 적절하게 잘 행동하자는 의미입니다. 맨날 비굴하게 살 필요도 없고, 당당함이 지나쳐 교만해져도 안되지요. 비굴할 필요는 없되 자존심은 지키고 살아야죠. 자존감은 나를 낮추면서도 나의 존재 가치를 무시당하지 않고 조롱당하지 않는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지극하게 평범하게 살고 싶은 사람입니다. 평범하게 사는 게 축복입니다. 유명해지는 만큼 삶의 무게가 커지게 돼 있거든요. 배낭 메고, 마스크 쓰고 돌아다니면 알아보는 사람 없이 자유롭게 평범하게 사는게 행복입니다. 그렇다고 책임까지 지지 않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삽니다. 무임승차는 없죠. 필연적인 책임감과 의무감을 갖고 삽니다. 책임감이 강한 게 저의 장점일 수 있겠네요.
▲저는 항상 ‘지는 협상’을 합니다. 양보를 많이 하죠. 절대로 저의 이익을 먼저 챙기지 않습니다. 제가 조금 양보해드리면 상대방은 저에게 미안함을 느껴 나중에 더 잘해줍니다. 제가 먼저 양보함으로써 전화위복이 되는 거죠. 가치가 중요합니다. 숱한 기회들이 축적이 되어 오늘의 (주)장충동왕족발이 된 겁니다. 기업이 30년 이상 존속된다는 것은 돈으로, 자본으로 환산할 수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한한 자산이 내재 돼 있다는 뜻이지요. 그것이 바로 기업의 경쟁력입니다. ‘평판’이라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그것이 바로 ‘브랜드 가치’입니다. (주)장충동왕족발은 양보해가며 우뚝 서게 된 것입니다. 편의점과 마트로 진출해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도 제품으로 승부를 걸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일은 닥치면 해결되게 돼 있습니다. 해결 못할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 ‘통 큰 여장부’라고 부르시는데 일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도전적으로 부딪히고, 통 크게 베풀면서 살다 보니 그런 말씀을 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예. 아주 오래전부터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기차여행을 즐기고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데요. 지난 해 11월엔 전남 완도군 보길도 윤선도 원림 세연정에 다녀왔습니다. 전주가 고향인 박인숙 전 전북지방중소기업청장이 단짝 여행 친구인데요. 69세 동갑나기 친구끼리 코로나 풀리면 60대의 마지막 해에 여행을 자주 다니자고 약속했습니다. 제가 범죄예방위원회 위원 일을 20여 년 하면서 부회장을 맡고 있다 보니 대전을 떠난 여성 부장검사들과도 자주 어울립니다. 범죄 예방은 취지가 너무 좋아서 제 도움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동참합니다. 저는 걷기를 즐겨 해서 장충동왕족발 사옥 주변 오솔길도 많이 걷습니다. 비서나 운전기사 없이 직접 운전을 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길 즐깁니다. 70까지는 직접 운전을 하고 다닐 생각입니다.
(주)장충동 왕족발 사옥 |
▲오전엔 각 부서별로 결재하기 바쁘고, 오후엔 제 몸이 제가 아닐 정도로 대외적인 일로 바쁩니다. 그동안 쌓인 연륜과 경륜이 있다 보니 저를 찾는 곳이 많습니다. 회사 일보다 바깥 일이 더 많아졌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 대표로서 서울시분쟁조정위원회 위원을 맡다 보니 한 달에 한두 번은 꼭 서울 회의에 참석해야 되는데 본사와 지점 분쟁 건에 대해 공정하게 판단하고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보람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제 업무의 절반은 상무인 딸아이가 맡아 해줍니다. 저는 미래 구상과 중장기계획을 짜죠.
▲코로나시대에 무탈하게 잘 넘어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기업이 과거엔 ‘성장’이 목표였다면 지금은 직원 수가 늘어날수록 ‘수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죠. 기업은 성장 아니면 도태 되는 게 생리입니다.
저는 본래 70에 퇴직할 생각이었는데 어떠한 업무가 생겨서 2.3년 더 늘어날 듯 합니다. 퇴직 이후엔 제가 살고 싶은 삶을 살고 싶습니다. 제가 사회에서 받은 만큼 베풀면서 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제 이익만을 목적으로 살아왔지 않나 싶습니다. 회사를 키우는 것도 모두 제 이익을 위해서였고, 모든 게 그랬다면 이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사회에 기탁금을 내는 것은 당연히 해야 될 일이고, 생색낼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늘 후회하지 않게 꿈꾸는 삶을 추구합니다. 저는 내세울 게 없는 너무나 평범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목동 금호한사랑아파트 입주멤버로 23년째 살고 있는데요. 친구 누구는 크로바아파트에서 노은을 거쳐 세종시로 이주하면서 돈을 많이 벌었다지만 저는 부동산과 주식에 대해 전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습니다. 회사 경영도 직원들이 알아서 잘 해주는 겁니다. 제가 잘하는 게 있다면 직원들을 적재적소에, 필요한 곳에 심어주는 것입니다. 각자의 재능대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주는 겁니다. 일을 너무나 잘해주는 직원들에게 감사하죠. 직원들의 이직도 거의 없는 것을 보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직원들을 최대한 존중하고 사랑하고 가족처럼 아끼는 게 저희 회사가 잘 되는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수는 절대 따지지 않습니다. 일부러 실수하지 않은 이상 모두 이해하고 넘어갑니다. 잔디밭에 물 붓기와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실수는 무조건 봐 주지만 의도적이거나 부정한 행위는 용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직원들로 인한 스트레스는 전혀 없습니다. 저처럼 행복한 CEO도 없을 것입니다. 직원들이 알아서 열심히 앞장서 일해주니 그저 고맙고 감사합니다. 유명한 보쌈 프렌차이즈가 망했는데 저희 회사는 마켓이나 편의점 등에도 꾸준히 납품이 되고 있고, 홍콩에 수출도 합니다. 그것은 모두 저희 직원들이 잘 해주시는 덕분입니다. 그래서 제가 인덕이 참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지금 누리는 이 삶이 너무나 좋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만나 식사와 정담을 나누고, 여행을 떠나고, 베풀 수 있는 곳에 마음껏 베풀고 이렇게 사는 삶이 좋습니다. 겸손하게 조용하게 평범하게 살고 싶은 바람입니다.
대담, 정리 한성일 편집위원(국장) hansung007@
▲1954년 경남 거창 출생. 서울대학교 GLP 4기 수료, 전경련국제경영원 글로벌최고경영자과정 45기 수료, 연세대경영대학원 유통전문경영자과정 12기 수료,고려대학교 행정대학원 최고관리과정 10기 수료, 충남대 최고위 평화안보정책과정 5기 수료,대전 중구청 방위협의회 위원,대전 중부경찰서, 북부경찰서 행정발전위원,대전경찰청 치안정보자문위원회 위원,대전충남 이업종교류회,고려대 대전충남교우회 부회장 역임. 현재 대전검찰청 법사랑위원회 부회장,상공회의소 상임의원, (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 부회장,서울시 가맹사업거래분쟁조정협의회 위원,대전시체육회 이사,(주)장충동왕족발 대표이사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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