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나 전문가 의견 수렴없이 수십억원의 재원이 결국 축제 등 일회성 행사에 쓰이면서 지역환원금 규모와 사용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전마케팅공사는 지난 8일 지역환원금 활용방안 공개토론회를 열고 대전 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사이언스 콤플렉스 입점에 따른 지역환원금 80억 원을 축제 등 여러 사업에 일체 집행키로 결정했다.
50곳의 지역 상인회 회장이 방청객으로 참여한 이날 토론회는 ▲사업 선정후 환원금 일체 집행 ▲재단 설립을 통한 근본적인 지역 성장 기반 형성 ▲환원금 집행과 유보 자금 병행설정의 3가지 안으로 정리됐으며 참석자들의 투표로 환원금 일체 집행이 결정됐다.
대전마케팅공사는 10월 48개 상인회와 합의를 통해 도출된 기존 사업계획안에 일부 요청사항을 반영해 우선순위를 정해 예산을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대기업 특혜까지 무릅쓰고 유치해 받은 80억원이 충분한 지역사회 의견 수렴 없이 일회성으로 집행된다는 점이다.
지역환원금은 대형유통기업들의 지역 진출로 지역상권이 피해를 입고, 매년 수천억원의 매출대비 지역 환원은 미비하다는 지적이 일면서 대기업들이 지역 진출시 자발적으로 지자체에 기부하는 금액이다.
하지만 이 같은 지역환원금에 대한 강제성이 없는데다 사용처를 규정하는 법적 조항도 없어 매번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이 대전시에 기부한 40억원의 지역환원금은 지역균형발전기금으로 편성돼 시장공약사업의 쌈짓돈으로 사용된다는 지적이 일었으며 타 시도 역시 지역환원금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와 몸살을 앓기도 했다.
이번에 결정된 신세계 지역환원금 80억원 역시 대전 빵축제, 전통시장 먹거리 축제, 대전 카페거리 축제 ,대전지역 백년 가게와 함께하는 푸드 페스티벌 등 일회성 사업에 쓰이면서 효과에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정용길 충남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익단체, 전문가단체, 시민대표기구로 이뤄진 전문 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해야한다"며 "마케팅 공사가 이익단체에 휘둘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원종문 남서울대 유통학과 교수는 "적합성·타당성을 미리 검증받지 않으면 배임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라며 "상인단체는 사업을 통해 추구하려는 목표를 정확한 수치로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마케팅 공사 측은 "중소상인을 위해 써야 하는 돈이기 때문에 그들이 원하는 사업에 사용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대형 프로젝트가 아니라서 외부전문가를 구성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수현 대전상권발전위원회 회장은 "대전 상인단체들의 의견을 반영해 사업을 수립한 것"이라며 "코로나로 고통받는 자영업자들을 위해 빨리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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