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올랑 새책] 세상을 향한 따스한 시선..오늘날 시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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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랑올랑 새책] 세상을 향한 따스한 시선..오늘날 시는 있을까

대전의 시인들, 유성오일장, 아버지의 초상

  • 승인 2021-12-02 14:21
  • 수정 2021-12-05 10:09
  • 신문게재 2021-12-03 9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책3 copy

우리에게 '글'은 어떤 의미일까. 시대를 담고, 시대를 그려내는 글의 힘이 여전할까.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이 이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책으로 펴냈다.

대전시인협회가 발간한 '대전의 시인들'(대전시인협회, 장수출판사, 295쪽)이 동시대의 시간을 각자의 시로 소담스레 풀어내고 있다면 이강산의 '아버지의 초상(이강산 지음, 천년의 시작 펴냄, 308쪽)은 '아버지'를 소재로 기성세대와의 이별과 화해를 그린다. 한중교류문화연구소가 발간한 '유성오일장'은 100년이 넘게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고 공존하는 유성오일장의 모습과 그안의 점포, 사람들을 소개하며 생생한 우리의 삶을 사진으로 담았다.

▲대전의 시인들=대전시인협회가 발간한 '대전의 시인들'은 제 24회 대전시인상 수상작인 이형자 시인의 '오토바이 저남자'를 비롯해, 최원규, 신협, 김길순, 김백겸, 배인환 시인 등의 희망의 시들이 대거 수록됐다.

최원규 대전시인협회 초대회장의 '오늘날 시가 있는가'는 현재 활동하는 모든 시인들의 고민과 방향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권두언을 통해 최 시인은 "물질주의적 사고의 횡행은 자본사회의 한 특징인 물질만능, 황금만능의 풍조를 만연시켜 인간 가치의 저하와 비인간화 현상을 낳고 있다"며 "이같은 과학문명의 발달에 따른 정신의 황폐화와 생존 위협에 대처해야할 사명을 오늘날의 시인은 갖고 있는가"하고 묻는다. 오늘의 시인상을 수상한 이형자 시인의 시들도 이 같은 시문학계의 방향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배달오토바이 기사의 모습을 통해 그들의 삶과 현실을 그리고 있는 이 시인은 인간을 향한 따스한 시선과 어른으로서의 여유를 바탕으로 투박하지만 섬세한 시심을 녹여 냈다.

코로나 19가 휩쓸고간 대전을 시로 노래한 시인들의 글들도 다르지 않다. 생경한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대전의 모습을 비관적이거나 관조적으로 그리지 않고, 코로나19로 잃은 것과 함께 우리가 다시 되찾은 것들에 대해서도 시선을 돌렸다. 이 밖에도 '대전의 시인들'은 윤월로 시인의 추모특집을 통해 이장희, 최송석, 최자영 시인등 8명의 시인이 쓴 추모시와 함께, 최원규, 김영범 시인등 51명의 신작시도 책에 담았다.  

 

▲아버지에게 가는 길=충남 금산 출생의 이강산 작가는 1989년 실천문학으로 작품을 시작해 황금비늘, 나비의방, 아름다운 풍경 등의 소설과 시집을 꾸준히 발표해 왔다.

신작 '아버지의 초상'은 각기 다른 여섯편의 작품을 통해 '아버지'라는 세계와의 마지막 갈등과 극복을 그린다. 작가에게 아버지는 격변의 한국 근현대에서 결코 뒤지지 않은 연보이자, '나'를 둘러싼 거대한 세계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러한 아버지와 아버지를 중심으로 형성된 '가족사'로 부터 일탈을 감행함으로써 '자유'를 꿈꾼다. 작가는 "여기서 말하는 자유는 아버지와 가족사로부터의 해방뿐 아니라, 글쓰기로 통해 아버지를 '인생'과 화해 시킴으로써 얻는 '자유'도 뜻한다"고 말한다.

시골훈장의 장남에서 부터, 일제 징용피해자, 한국전쟁 피난민, 육장을 떠돈 톱 장수 장돌뱅이 등 시대를 대변하는 인물들의 갈등과 화해가 강력한 필체로 작품안에 담겼다.

작가는 아버지를 하나의 단순한 객체로 보지 않고 아버지의 어린 시절의 삶을 끌어내고, 어머니의 아들로 살아갔던 한 남성의 정체성을 그린다.

▲시장이 책이 돼 돌아왔다='유성오일장'은 단순히 시장을 소개하는 책에서 벗어나 커다란 사진을 통해 실제 유성장에 갔던 것 처럼 현장 곳곳을 생생하게 독자에게 소개한다.

1895년 을미 사변으로 시해된 명성황후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전국 최초의 의병이 일어난 곳으로 1916년 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 4일과9일마다 열리는 유성 전통시장은 우시장에서 시작해 주변으로 국밥집과 농민들이 직접 재대한 농산물과쌀가게, 생선가게, 기름집 등이 들어서면서 시장의 면모를 갖춰갔다.

책은 장대동 네거리에서 구암교(장대 A구역, B구역)까지 이어진 시장의 각 모습을 비롯해 ,720번길, 730번길, 736번길, 740번길 등 다양한 골목의 맛집과 전통 가게를 소개한다. 100년 넘게 지역에서 자리를 지켜온 터줏대감이다 보니, 시장의 상인들이나 스쳐지나가는 손님들 모두 시장만의 정겨운 점을 느낀다.

책은 이와 함께 여사속의 유성시장 풍경과 유성장터 만세운동 재현 현상등을 통해 다양한 지역의 모습을 보여준다. /오희룡 기자 huily@

*'올랑올랑'은 '가슴이 설레서 두근거린다'는 뜻의 순 우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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