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아쿠아리움·야생동물 카페는 '학대'
'좋아한다' 의미 되돌아봐야…
대전의 한 앵무새카페. |
"식물을 좋아하는 마음을 앞세우기보다 식물과 그들이 속한 생태계의 안녕을 빌어주는 것, 그리고 그들의 행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알아보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 과연 무엇이 식물이 행복해지는 길인지 묻고 그 길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것." 식물세밀화가 이소영 작가는 책 '식물과 나'에서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식물을 무단채취하는 사례가 많다며 학습을 통해 '제대로' 좋아할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동물을 좋아하는 우리의 문화는 올바른 방법인지 묻고 싶다. 동물을 좋아한다며 동물원·아쿠아리움·야생동물 카페에 그들을 가둬놓고 전시·유흥을 위해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의 앵무새 카페에 직접 방문해봤다. 앵무새들은 좁은 철장에 갇혀 있고 손님이 원할 때만 나올 수 있었다. 몸집이 제법 큰 한 커다란 앵무새는 부리로 종일 철장을 뜯고 있었다. 오픈 시각에 맞춰서 한 부자가 손을 잡고 앵무새 카페에 방문했다. 교육을 위해 자녀와 야생동물카페에 가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동물과 교감하는 방법보단 마음대로 소비하는 방법을 가르칠 뿐이다. 동물이 좁은 공간에 밀집 사육되고 인간과 접촉하며 인수공통감염병이 발생하는 위험도 제기되고 있다.
대전의 한 동물원. |
대전 신세계 백화점 아쿠아리움. |
동물권 행동단체 카라는 "좁고 열악한 사육환경 뿐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로 쉬거나 사람의 손길을 피할 공간조차 주어지지 않아 동물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된다"라며 "이로 인해 정형행동이나 자해 등 정신적 질환을 보이는 개체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이라고 했다. 이어 "누구나 돈만 내면 생명을 내 마음대로 만지고 관찰할 수 있는 경험을 한 아이들이 생명을 존중하는 가치관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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