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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 씨는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평소 앓던 지병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1931년 1월 23일 경남 합천군에서 태어난 그는 1955년 육사 11기로 졸업한 뒤 군내 사조직 '하나회'를 만들었다.
이후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피살 사건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이 된 데 이어 정권 찬탈을 위한 '12·12 군사반란'으로 정권을 잡았다.
전 씨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했으며 1988년 초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퇴임 뒤 5·18 유혈진압 등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1988년 재산 헌납을 선언하고 백담사에 칩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산 헌납은 이행되지 않았다.
전 씨는 1996년 내란, 내란목적살인죄, 뇌물 수수 등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으며 추징금 2205억원이 선고됐다. 수감 2년 만인 1997년 12월 22일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그는 2017년 회고록에서 5·18 당시 광주시민에 대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란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했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8월 9일 항소심에서 광주지방법원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마지막 공개석상의 모습이었고 이날 끝내 5·18민주화운동 유혈진압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고 숨졌다.
전 씨 사망에 여야 대권 주자들의 반응은 온도 차가 뚜렷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3일 민주당사에서 정책 발표를 마친 뒤 "자신의 사적 욕망을 위해 국가권력을 찬탈했던,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에 대해 마지막 순간까지도 국민께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대 범죄 행위를 인정하지도 않은 점을 참으로 아쉽게 생각한다"고 보탰다.
조문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 상태로 아직 조문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여의도 한 식당에서 경선 경쟁 후보와 오찬 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일단 돌아가신 분에 대해서는 삼가 조의를 표하고 유족에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생전 5·18 무력 진압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지금 돌아가셨고 상중이니까 정치적인 이야기를 그 분과 관련지어 하기는 시의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갈음했다.
윤 후보는 조문 계획과 관련해선 "전직 대통령이시니까 가야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가 추후 캠프 공보실을 통해 "조문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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