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전교육청 정문 앞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 용산지구 입주자협의회 관계자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문제에 대한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박수영기자 |
교육청이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탁상 행정'에 불과해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볼 처지가 됐다는 지적이다.
용산지구 예비입주자협의회와 전교조 대전지부, 시민사회단체, 학부모단체는 2일 오전 대전교육청 정문 앞에서 용산지구 내 초등학교 신설 예정 용지를 삭제한 것과 관련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 도시개발지역 내 초등학교 용지를 둘러싼 행정 난맥상을 강력 비판 했다.
이 문제는 교육청의 잘못된 수요 예측에서 시작됐다.
교육청은 개발지구 내 초등학교 신설이 불필요하고 용산초 증축을 통해 학생 수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잘못된 판단에 따라 지난 2019년 1월 시에 학교 용지 해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시교육청의 수요 조사는 어긋났고, 아이들을 용산초에 배치할 경우 학급당 40명이 넘는 초 과밀 학급 사태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임시 수용시설에서 기약 없이 지내라고 하는데 가장 기본권인 교육권도 조차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구, 건설사 핑계가 아니라 교육청이 기본권인 학습권을 보장해줘야 한다"며 "초과밀에 그마저도 임시교실에서 공부해야 하는 자녀들의 학습권 피해는 누가 보상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2018년 5월 고시된 '대전대덕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 촉진 지구 지정 검토 보고' 내용을 보면, 용산지구 초기 개발계획에는 초등학교 부지가 위치해 있었지만, 2019년 10월 최종 계획에서는 학교 부지가 해제되고 유치원·공원 부지로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더 큰 문제는 '과밀 학급'이다.
교육청이 급히 용산초에 임시 교실을 배치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학부모들은 임시방편 대책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오는 2023년 4월 입주 예정자들의 자녀들은 8차선 대로를 건너 전교생 450여 명에 불과한 용산초에 설치될 임시 교실에 배치될 예정이다. 700여 명에 달하는 입주 예정자의 자녀들이 용산초에 수용될 경우 전국 최다 과밀 학급으로 운영돼 교육 품질 저하도 우려할 수밖에 없다는 게 예비 입주자들의 설명이다.
결국 이는 명백한 교육청의 수요 예측 실패이자 '탁상 행정'의 결과라는 것이다.
신정섭 전교조 대전지부장은 "교육청의 수요 예측 실패는 학급당 40명이라는 재앙을 낳았다"며 "멀쩡하게 확보돼 있던 초등학교 부지가 사라져서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민과 자녀들이 떠안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대전교육청은 과밀학급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입주자들은 학교 설립을 원하고 있는데 학교 용지 확보는 그대로 추진할 것이다. 단순히 용지 확보만으로 학교가 설립되는 게 아니라 확보 후 중투심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그전까지 임시 교실에 배치한다는 것"이라며 "기존 용산초에 증축은 어려운 만큼 한 공간에 소방, 냉난방, 내진 등 성능을 확보한 모듈러 교실을 증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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