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지자체, 지역 학교 속속 도입
육식 문화 만연 속 현실적 어려움
보문고 학생이 '저탄소의 날'에 채식 급식을 받고 있다. 보문고등학교 제공. |
지난해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지는 '먹거리 전환 없이 기후위기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며 환경을 위해서라도 채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엔환경계획 역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채식으로의 먹거리 전환이 중요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육식 위주의 식단이 자리 잡은 것은 대량 사육으로 육류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유엔생물다양성과학기구는 이에 따라 축산 보조금을 감축하고 식물성 식품 보조금을 증대할 것을 추천했으며 육류 제품의 광고를 규제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 또한 2030년까지 육류소비를 1인당 연간 24kg로 제한하고 2050년에는 연간 15kg를 초과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는데 이 기준에 따르면 2019년 연간 62kg인 한국인의 육류소비량은 2030년까지 62%, 2050년에는 76% 감축해야 한다.
이에 파리시에선 채식 인프라를 확대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채식을 장려하고 있다. 기후위기가 현실 앞으로 다가오자 전국 지자체, 지역 학교에서도 고기 없는 날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진주 배영초 채식급식 식단. 연합뉴스. |
대덕구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목요일마다 채식의 날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남대도 채식의 날을 도입했다.
충북교육청은 올해부터 월 1회 이상 채식의 날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교육청은 지난 4월부터 한 달에 두 번 채식 급식을, 인천시교육청은 한 달에 한 번 채식의 날을 운영하는 동시에 일주일에 한 번 '고기 없는 월요일'을 운영중이다. 이외에도 광주, 경남, 울산, 제주도, 전북 다른 지자체에서도 채식급식을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보문고등학교는 채식 급식 도입에 앞서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학생들에게 채식급식은 아직 생소하다. 보문고등학교 제공. |
하지만, 육식에 익숙한 학생들 입맛에는 채식 급식은 생소하다.
한남대는 지난해 채식급식을 도입했지만 학생들 호응이 좋지 않아 중단했으며 보문고도 학생들 반응이 좋지 않아 채식의 날을 한 학기에 한 번으로 줄였다.
보문고 관계자는 "1년에 한 번씩 수요조사를 하는데 부실급식으로 논란이 될 것을 걱정해 채식급식을 확대하기 어렵다"며 "건강에 좋지 않아도 학생들이 좋아하는 튀긴 음식 등을 만들게 된다"고 답했다.
채식 재료 구하는 어려움, 맛에 대한 연구 부족 등 인프라 문제도 있다.
송촌초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교육을 하고 설문조사를 통해 한 달에 한 번 채식급식을 시행했다"며 "채식재료가 비싸고 수입이 대다수이며 잔반도 많이 나온다"고 털어놓았다.
동물성 단백질, 필수 비타민 등 채식급식에 대한 영양불균형 우려도 있다.
하지만, 채식을 실천하는 의사모임인 베지닥터는 "육식을 배제한 채식식단의 건강상 유용성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시각이 대부분이지만 최근 다양한 국외 논문이나 학술 연구들에서 채식식단을 고수한 집단의 건강상태가 좋을 뿐 아니라, 유병률도 낮다는 발표들이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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