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규모나 시기 등 확정되지 않아
'행정수도 완성' 명분 충분... 정치권 역량 집중해야
국회 세종의사당 유력 후보지. 사진제공은 세종시 |
하지만, 국회 세종 시대 개막을 알리는 첫 물꼬는 텄으나 이전 규모나 시기 등이 결정되지 않아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국회 세종의사당 유력 후보지는 전월산과 국립세종수목원 사이에 자리 잡고 있으며, 61만6000㎡(약 18만6600평) 규모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33만㎡) 부지의 1.8배 크기다. 정부세종청사와 국책연구단지와는 1㎞여 떨어져 있다. 의사당 건립 공사는 10월 중 국회사무처가 기본계획 수립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기본계획 수립부터 설계와 입찰, 착공, 준공까지 5~6년이 걸릴 것으로 세종시는 내다봤다. 빠르면 2027년 후반기에 개원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세종시와 행복도시건설청 등이 추산한 사업비는 토지매입비 5194억 원, 공사비 8218억 원 등 1조4263억 원 규모다.
지난달 개정된 국회법에는 세종의사당 설치 시기와 규모 등이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았다. 개정안에는 ▲국회는 '세종특별자치시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세종특별자치시에 국회 분원(分院)으로 세종의사당을 둔다 ▲세종의사당의 설치와 운영,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국회 규칙으로 정한다 등 세종의사당 설치 근거만 담겼다. 여야는 국회법 개정안에 "국회사무처는 2021년도 세종의사당 건립 설계비 예산을 활용해 세종의사당 건립에 관한 기본계획을 조속히 수립한다"는 부대 의견을 달았다.
세종시의 예상처럼 규모나 시기가 정해지면 좋겠지만, 내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있고, 규모에 대한 이견이 감지되고 있어 정상 추진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 의결된 국회법 개정안의 진행과정을 보면 '여야간의 합의'를 빌미로 시간을 끌 수 있는 논쟁의 소지를 남겨뒀다.
국회 사무처가 2019년 국토연구원의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제시한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계획에 따르면 예결위와 정부세종청사 입주 부처 소관 11개 상임위원회, 국회 사무처,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등을 이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서울에 남는 상임위는 외교·국방·통일·법무·여성가족부 관련 5개 상임위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2월 국가균형발전·행정수도추진단에서 2단계의 국회 이전 시나리오를 발표한 바 있다. 1단계로 11개 상임위와 국회사무처·예산정책처·입법조사처 일부도 함께 옮기고, 2단계로 국회 완전 이전을 주장했다. 국민의 힘은 정진석 의원이 지난 4월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상임위는 세종의사당에 두는 것으로 하되, 운영위원회와 정보위원회 및 세종특별자치시로 이전하지 않은 부(部)를 소관하는 상임위는 서울의사당에 둘 수 있도록 하자"고 비슷한 제안을 했다. 다만, 국민의 힘이나 더불어민주당 내부 일부에서 국회 완전 이전이나, 상임위의 최소 이전을 주장하는 의견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나 국회 세종의사당 이전에 따른 공무원의 이전 대책 마련도 과제로 꼽힌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국회 세종의사당은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세종의사당이 만들어지고, 부처를 관장하는 상임위원회가 세종에서 열리게 되면 더는 서울에 있어야 할 명분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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