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 인해 버스운영에 투입할 올해 재정지원금은 지난해보다 증가한 1100억 원 수준이고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해 2배에 달하는 규모가 될 전망이다.
파업은 끝났지만 대전시 입장에서는 오히려 혹을 붙인 꼴이 됐다. 추가 재정 지원은 물론이고 준공영제 지속에 대한 점검, 향후 대전교통공사 설립 이후 일부 완전 공영제 시나리오까지 오롯이 시가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버스 요금 인상은 올해도 추진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 30일 버스 노사가 재협상을 타결해 14년 만의 파업이 종료됐다. 파업에선 정년 연장과 공휴일 비근무자 유급휴일 보장이 쟁점이었다. 노조는 유급휴일과 관련해 기존 4일에 추가 8일을 요구했으나, 협상 과정에서는 추가 4일을 수용하며 4+4 총 8일을 보장받게 됐다. 정년 연장은 타 시·도 평균 정년인 만 63세를 제안했으나, 최종적으로는 현재보다 1년을 연장해 만 61세로 합의했다.
29일 새벽 협상 결렬의 원인이 됐던 협상타결 격려금은 30일 재협상에서는 서비스 향상 지원금으로 명칭을 변경했는데, 1인당 1회 20만 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기본 임금은 동결했다.
지난달 30일 시내버스 파업으로 대덕구 차고지에 멈춰선 버스들. 사진=이성희 기자 |
대전시 관계자는 "유급휴일 12일, 정년연장 3년 등을 계산했을 때는 300억 원에 가까웠는데, 재협상을 통해 예상했던 것보다는 다소 줄었다"라며 "타결된 내용은 별도로 예산을 준비해야 하는데 12월 정기 추경 때 임단협 내용을 담아서 부족분을 세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준공영제 도입 이후 버스 재정지원금은 해마다 증가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한 2020년을 기점으로 1000억 원에 달하는 적자가 발생하면서 이를 온전히 세금으로 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코로나 이전에도 적자는 이어졌으나, 현재는 감당할 수준 이상의 규모로 커졌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
대전시에 따르면 준공영제가 첫 도입 해인 2005년은 7월부터 운영돼 재정지원금이 89억 원에 그쳤다. 2006년부터는 전체적인 적자 비율이 드러나는데 257억 원이었다. 이후 2015년 383억, 2016년 350억, 2017년 485억 원으로 지속 증가한다. 그러다 2018년 576억 원으로 급증하더니 2019년 578억, 2020년 1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코로나19로 승객 감소가 원인으로 꼽힌다.
버스 운영 적자 재정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장 쉬운 방안은 버스 요금 인상이다. 그러나 대전시 입장에서는 교통약자의 부담을 높이면서까지 버스요금을 인상할 수 없는 노릇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올해 남은 3개월 동안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백신 접종률도 늘면 이전보다는 버스 이용객이 늘지 않겠느냐"면서 "사측에서 노력해서 수익금을 늘리는 방법이 최선이지만, 올해도 시 주도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스요금은 2015년부터 동결돼 오르지 않았다. 그만큼 교통 약자들은 교통복지 혜택을 받고 있다고 봐야 한다. 전국적으로 요금 인상과 관련해 눈치 보기를 하고 있는데 대전시는 시민 부담을 최대한 덜기 위해 인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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