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in 충청] 여성, 더 위험해지고 더 팍팍해졌다

  • 문화
  • 여성/생활

[데이터 in 충청] 여성, 더 위험해지고 더 팍팍해졌다

성범죄, 주거공간서 가장 많이 발생
공공기관 젠더 감수성은 '부족'

  • 승인 2021-10-04 10:54
  • 수정 2021-10-07 15:20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컷-데이터인충청 copy
대도시에서 사는 여성의 삶은 어떨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젠더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여성은 사회적으로 여성성을 강요받고, 남성에 비해 경제적 활동에서도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이 통계로 드러났다. 이로 인한 여성의 스트레스와 우울증 지수도 남성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1263120929
그래픽=한세화 기자
1인 가구 여성의 경우 절반 이상이(53.8%) 밤에 혼자 동네 골목길을 걸을 때 두려워했지만, 남성(12.6%)은 10명 중 한 명만이 무섭다고 응답했다. 남녀평등과 젠더 감수성이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있지만, 여성성을 강요하는 사회적 시각도 그대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홍보물 10% 가까이가 여전히 여성은 분홍색 옷과 치마 정장,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존재로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우울감이나 스트레스 인지율도 남성에 비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4년 전보다 전반적인 안전지수는 떨어져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참가율
그래픽=한세화 기자
▲나이 들수록 '나 혼자 사는 여성' 비율 높아져... 복지 사각지대 놓인 혼자 사는 60대 여성
대전세종연구원이 2020년 발간한 '통계로 보는 대전여성가족의 삶'에 대전시민 중 여성 비율은 지난 2019년 현재 149만8839명 가운데 49.9%를 차지하는 74만7254명이다. 여성 인구는 지난 1995년 62만8525명에서 2015년 75만8997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다 2019년 74만7254명으로 다소 감소했다. 여성 인구비율은 1995년 49.7%에서 2019년 49.9%로 소폭 증가했다. 여성 인구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는 남성에 비해 낮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2000년 45.7%를 기록했던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19년 현재 52.0%로 다소 늘었으나 남성 70.9%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수급자
그래픽=한세화 기자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도 여성기초생활수급자(55.0%)가 남성(45.0)에 비해 높았으며 여성기초생활수급자는 2년 전보다도 5.6% 증가했다. 이 같은 경제적 어려움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더욱 심화됐다. 대전 1인 가구 소득에 대한 만족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낮았으며 60대 이상 여성이 2.86점으로 가장 낮았다. 노후준비를 하고 있거나 되어있느냐 질문에도 여성이 남성보다 낮았으며 60대 이상 여성이 44.1%로 가장 낮았다.

 

수명이 길어질수록 여성 혼자 사는 1인 가구 비율도 높아졌다. 통계청의 인구 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대전 시민 가운데 여성의 1인 가구 비율은 2019년 현재 44.9%로 남성(25.7%)보다 현저히 높은 가운데 연령대별 1인 가구 비율은 대학에 재학 중인 10대와 20대에서 97.4%, 80.3%를 기록하다, 50대 33.6%로 떨어진 후 60대 52.4%, 70대 이상 67.5%로 높아지고 있다.

 

스트레스
그래픽=한세화 기자
▲집 밖은 위험해... 더 위험하고 더 우울해졌다
2019년 질병관리본부의 지역건강통계 한눈에 보기에 따르면 우울감 경험률은 여성이 5.8%로 남성(2.7%)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여성의 스트레스 인지율도 여성은 24.2%, 남성은 23.2%로 집계됐다. 대전지역 여성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지난 2010년 28.4%에서 2016년 30.8%로 정점을 찍은 뒤 2018년 27.5%, 2019년 24.4%로 2년 연속 남성(25.5%, 23.3%)을 추월하고 있다.



청소년들만 놓고 봐도 남녀 차이는 크게 나타났다. 통계청의 '2019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여학생 가운데 2명 중 1명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낀다'고 답한 대전지역 여학생은 2019년 현재 50.8%로 집계된 반면, 남학생은 35.5%에 불과했다. 여학생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2010년 47.8%에서 2019년 50.8%로 절반을 넘어 섰으나, 같은 기간 남학생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38.0%에서 35.5%로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안전지수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2019년 행정안전부 지역안전지수에 따르면 대전의 경우 감염병을 제외한 모든 분야(교통사고, 생활안전, 화재, 자살, 범죄)의 지역안전지수가 4등급으로 2015년 이후 점차 떨어져 낮은 등급을 기록했다. 대전 1인 가구 여성의 범죄두려움도 남성에 비해 큰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시사회조사 자료에 따르면 범죄 피해에 대한 두려움도 여성 1인 가구의 44.0%가 두렵다고 응답한 반면 남성1인가구는 12.1%에 불과했다. 1인 가구 여성 절반 이상(53.8%)이 밤에 혼자 동네 골목길을 걸을 때 두렵다고 응답했다. 반면 남성은 12.6%만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신체이미지왜곡
그래픽=한세화 기자
▲ 강요되는 '여성스러움'과 아름다움, 여자는 서비스직, 남성은 전문직... 공고한 남녀 인식
남녀평등과 젠더 감수성 강조에도 불구하고 여성스러움을 강요하는 사회적 인식과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여성도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의 '2019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체질량 지수 8500분위 수 미만 학생 중 자신이 살이 찐 편이라고 인지한 학생은 32.6%로 남학생(15.9%)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여학생의 신체 이미지 왜곡 인지율은 2010년 37.3%에서 2018년 30.3%, 2019년 32.6%로 30%대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남학생의 왜곡 인지율은 2010년 22.7%에서 2019년 15.9%로 크게 감소했다.

전국 평균(2019년 현재, 29.8%)과 비교해도 대전지역 여학생의 왜곡 인지율은 높은 편이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젠더감수성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여성가족정책센터가 2020년 발간한 '성주류화전략 실천 정책 모니터링, 젠더 관점에서 살펴본 대전시 공공기관 홍보물'에 따르면 모니터링 대상이 된 대전시의 홍보물 764건 중 63건에서 시정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가사와 육아 돌봄 역할,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은 여성으로,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은 남성으로 표현하는 등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한 내용이 다수였다.

이어 정책 대상자가 전체 시민에 해당됨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남성만 그려지거나 고령층이 배제된 이미지를 표현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또한 '아빠+엄마+자녀로 구성된 가족 유형'만 표현해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강화하고 한부모 가족, 동거가족, 조손 가족 등 다양한 가족 형태는 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편집국에서]금산 물놀이 사고현장에서
  2. 대전 보행자 교통사고 매년 1200건… 보행자 안전대책 시급
  3. '수업 전 기도' 평가 반영 충남 사립대에 인권위 "종교 자유 침해"
  4. 32사단, 불발화학탄 대응 통합훈련 실시
  5.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창립 20년, 대덕특구 딥테크 창업·사업화 중심지 자리매김
  1. '예비 수능' 9월 모평 사회탐구 응시 증가…'사탐런' 두드러져
  2. [홍석환의 3분 경영] 10년 후, 3년 후
  3. 대전탄방초 용문분교장 개교 준비 이상 무… 교육감 현장 점검
  4. 다문화 사회 미래전략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5. [춘하추동] 광복80년, 우리는 진정 국보를 환수하고자 하는가?

헤드라인 뉴스


“2027 충청 U대회 성공은 국가균형발전과 충청 성장동력 모델”

“2027 충청 U대회 성공은 국가균형발전과 충청 성장동력 모델”

2027년 충청권 4개 시·도가 개최하는 충청 유니버시아드 대회(하계U대회)를 국가균형발전과 충청권 미래 성장동력의 엔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를 위해 정책적·제도적 지원은 물론 충분한 예산 확보가 필요하고, 특히 4개 시·도의 고유한 역사와 정체성을 비롯해 산업과 관광 등 특성을 활용한 도시 브랜딩과 마케팅 전략을 제대로 수립해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국민의힘 이종배(충북 충주) 국회의원 주최로 27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2027 충청 U대회 성공..

공깃밥 1000원 공식 깨지나… 쌀값 15% 오르자 소상공인·소비자 울상
공깃밥 1000원 공식 깨지나… 쌀값 15% 오르자 소상공인·소비자 울상

쌀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식당 공깃밥 1000원 공식이 깨지게 생겼다. 소비자들은 밥상 필수품인 쌀값 상승으로 가계 부담이 커지고, 식당 등도 이제껏 올리지 않았던 공깃밥 가격을 올리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전날 기준 대전 쌀 20kg 한 포대 소매가는 5만 9800원으로, 1년 전(5만 1604원)보다 15.8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치인 평년 가격인 5만 3315원보다 12.16% 인상했다. 가격이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 지정… K바이오 핵심 거점으로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 지정… K바이오 핵심 거점으로

국토교통부가 충북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의 산업단지계획을 28일자로 승인하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는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일원으로 면적 411만9584㎡다. 사업비는 2조3481억 원, 유치업종은 바이오 산업, 사업시행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 기간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다.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는 2018년 8월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후 농업진흥지역 등 입지 규제로 인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3년 8월 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상처 입은 백로, 자연으로 돌아가다’ ‘상처 입은 백로, 자연으로 돌아가다’

  • 대전 찾은 민주당 지도부 대전 찾은 민주당 지도부

  • 배롱나무와 어우러진 유회당…고즈넉한 풍경 배롱나무와 어우러진 유회당…고즈넉한 풍경

  • 다문화 사회 미래전략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다문화 사회 미래전략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