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통해 MZ세대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돼
대전에서도 줍깅 활동하는 젊은이들 늘고 있어
대전의 한 MZ세대들이 줍깅 활동을 한 모습. (사진=주워유 인스타그램) |
대전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수인(28)씨는 주말 아침이 되면 러닝화를 신고 양 손에는 집게와 종량제 봉투를 들고 거리를 뛰어다니고 있다.
원래부터 조깅하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거리를 뛰어다니며 길가에 널브러진 쓰레기를 보고 심각성을 깨닫고 쓰레기를 줍고 다니기 시작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지속 가능한 사회가 21세기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주류 세대로 떠오른 MZ세대들도 환경 보호가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일상화 된 것은 '줍깅'이다. 줍깅은 조깅과 줍다를 합친 신조어로, 운동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것을 일컫는다.
이러한 운동은 MZ세대들의 디지털네이티브라는 특징에 걸맞게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해시태그로 그들의 환경 운동을 공유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
무엇보다 '줍깅'은 쓰레기를 주우며 조깅이나 등산 등 운동을 함께 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MZ세대들의 가치와 잘 맞아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직장인 정다은(31)씨는 한달에 두번 연인과 함께 등산을 갈 때면 가방에 종량제 봉투와 집게를 챙기곤 한다.
등산을 하는 도중 산에 버려져 있는 물병이나, 젓가락 같은 등산객들이 남기고 간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서다.
다은씨는 "코로나로 야외 운동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등산객들이 늘어났는데, 쓰레기도 같이 늘어났다"며 "내려올 때 쓰레기를 줍는 거라 어렵지는 않지만, 등산객들도 본인이 가져온 쓰레기는 잘 치우고 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의 줍깅 모임에서 회원들이 모여 직접 줍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주워유) |
대전에서는 개인적으로 줍깅을 하는 것을 넘어 MZ세대들이 모여 '줍깅 모임'을 만들고 활동하기도 한다.
충청도의 사투리를 인용해 만든 '주워유'라는 모임이 그 중 하나다. 이들은 다같이 모여 쓰레기를 줍거나, 서로 주운 쓰레기를 인증하며 대전의 길거리를 청소하고 있다.
어떠한 보상도 사례도 없이 이들은 '환경'을 지키기 위해 직접 나서서 걸으며 쓰레기를 줍고 다니는 것이다.
모임 관계자는 "예전엔 생소하기만 했던 줍깅이 젊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모임에 참가하고 싶어 하시거나, 관심있어 하시는 분들이 많이 늘어났다"며 "다 주운 쓰레기는 근처 화장실에서 깨끗하게 세척하고 분리배출해서 각자 아파트에서 버리고 있다. 번거롭긴 하지만 다들 환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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