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기억속으로⑥] 대전 자양동 여교사 살인사건 : 범인은 누구일까

[그날의 기억속으로⑥] 대전 자양동 여교사 살인사건 : 범인은 누구일까

가스 배관 타고 자매가 살던 빌라 침입해 흉기 휘둘러
병원 이송 후 언니인 여교사 유 씨 과다출혈로 숨 거둬
당시 대학가 침입 성폭행범 박 씨 검거, 혐의 인정 안해

  • 승인 2021-09-20 15:33
  • 수정 2021-09-20 18:35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그날의 기억속으로




가스 배관 타고 자매가 살던 빌라 침입해 흉기 휘둘러
병원 이송 후 언니인 여교사 유 씨 과다출혈로 숨 거둬
당시 대학가 침입 성폭행범 박 씨 검거, 혐의 인정 안해
 

 

 

신문기사
2006년 중도일보 9월 9일 자 4면에 게재된 기사.
그날 밤도 자매에겐 평범하기 그지없는 시간이었다. 평소처럼 잠자리에 들었던 자매는 그 밤이 함께 보낸 마지막 밤이 될 줄 결코 알지 못했다. 20대 유 씨 자매가 살고 있던 빌라에 괴한이 침입해 자매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끝내 중학교 교사였던 언니는 26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월드컵의 열기가 식어갈 즘인 2006년 8월 31일 새벽 3시께. 대전 동구 자양동의 한 빌라에 살고 있던 자매는 잠을 자던 중 수상한 기척을 감지했다. 먼저 깨어난 건 어린이집 교사였던 24살의 동생 유 씨였다. 눈을 뜨니 한 괴한이 방 안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동생 유 씨는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이 소리를 듣고 언니 유 씨도 잠에서 깼다. 괴한은 준비한 흉기로 자매를 수차례 찌른 채 달아났다.

동생 유 씨가 겨우 경찰에 신고해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자매의 운명은 엇갈렸다. 수술 끝에 목숨을 건진 동생 유 씨와 달리 언니 유 씨는 과다출혈로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범인이 찌른 상처가 장기 깊은 곳까지 훼손시켰기 때문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범인은 빌라 가스배관을 타고 열린 창문으로 침입해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착용하고 있던 장갑 흔적과 족적 등이 발견됐지만 피의자를 단정하진 못했다. 경찰은 범인이 자매의 집에서 물건을 훔치지 않은 점을 놓고 단순 강도 목적으로 범행은 저지른 것은 아닐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여교사였던 유 씨가 괴한에 의해 숨을 거둘 무렵 대전에선 여성이 혼자 사는 빌라에 침입해 성폭행을 저지르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대학교가 밀집한 유성구 궁동과 동구 자양동에서 특히 많은 범행이 일어났다. 경찰은 이 사건 용의자가 여교사 유 씨 살인사건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한때 동일범의 소행으로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피피
그로부터 2년 뒤인 2008년 대학가에서 성폭행을 일삼던 연쇄 강간범 20대 박 씨가 경찰에 잡혔다. 박 씨는 대학교 자퇴 후 이렇다 할 직업 없이 전전하다 여대생이 사는 자취방에 침입해 강도와 성폭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18명을 성폭행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박 씨는 자양동에서 숨진 유 씨의 살인과 자신은 무관하다고 진술했고 경찰은 이를 뒤집을 증거를 찾지 못했다. 박 씨는 특수강도강간 등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경찰은 15년 전 억울하게 숨진 여교사 유 씨의 원한을 풀기 위해 지금도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언젠가 진실이 밝혀질 것이란 믿음을 품고 전국을 누비며 단서를 쫓고 있다. 적극적인 제보와 관심이 진실에 가까워지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 <제보 전화 042-609-2772 / 010-2062-4446>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편집국에서]금산 물놀이 사고현장에서
  2. 대전 보행자 교통사고 매년 1200건… 보행자 안전대책 시급
  3. '수업 전 기도' 평가 반영 충남 사립대에 인권위 "종교 자유 침해"
  4. 32사단, 불발화학탄 대응 통합훈련 실시
  5.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창립 20년, 대덕특구 딥테크 창업·사업화 중심지 자리매김
  1. '예비 수능' 9월 모평 사회탐구 응시 증가…'사탐런' 두드러져
  2. 대전탄방초 용문분교장 개교 준비 이상 무… 교육감 현장 점검
  3. [홍석환의 3분 경영] 10년 후, 3년 후
  4. 다문화 사회 미래전략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5. [춘하추동] 광복80년, 우리는 진정 국보를 환수하고자 하는가?

헤드라인 뉴스


“2027 충청 U대회 성공은 국가균형발전과 충청 성장동력 모델”

“2027 충청 U대회 성공은 국가균형발전과 충청 성장동력 모델”

2027년 충청권 4개 시·도가 개최하는 충청 유니버시아드 대회(하계U대회)를 국가균형발전과 충청권 미래 성장동력의 엔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를 위해 정책적·제도적 지원은 물론 충분한 예산 확보가 필요하고, 특히 4개 시·도의 고유한 역사와 정체성을 비롯해 산업과 관광 등 특성을 활용한 도시 브랜딩과 마케팅 전략을 제대로 수립해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국민의힘 이종배(충북 충주) 국회의원 주최로 27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2027 충청 U대회 성공..

공깃밥 1000원 공식 깨지나… 쌀값 15% 오르자 소상공인·소비자 울상
공깃밥 1000원 공식 깨지나… 쌀값 15% 오르자 소상공인·소비자 울상

쌀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식당 공깃밥 1000원 공식이 깨지게 생겼다. 소비자들은 밥상 필수품인 쌀값 상승으로 가계 부담이 커지고, 식당 등도 이제껏 올리지 않았던 공깃밥 가격을 올리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전날 기준 대전 쌀 20kg 한 포대 소매가는 5만 9800원으로, 1년 전(5만 1604원)보다 15.8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치인 평년 가격인 5만 3315원보다 12.16% 인상했다. 가격이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 지정… K바이오 핵심 거점으로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 지정… K바이오 핵심 거점으로

국토교통부가 충북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의 산업단지계획을 28일자로 승인하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는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일원으로 면적 411만9584㎡다. 사업비는 2조3481억 원, 유치업종은 바이오 산업, 사업시행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 기간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다.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는 2018년 8월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후 농업진흥지역 등 입지 규제로 인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3년 8월 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상처 입은 백로, 자연으로 돌아가다’ ‘상처 입은 백로, 자연으로 돌아가다’

  • 대전 찾은 민주당 지도부 대전 찾은 민주당 지도부

  • 배롱나무와 어우러진 유회당…고즈넉한 풍경 배롱나무와 어우러진 유회당…고즈넉한 풍경

  • 다문화 사회 미래전략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다문화 사회 미래전략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