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해외여행 어려워지자 "호텔서 놀자" 수요 급증
혼자만의 시간 보내거나 친구들과 모여 '파티' 즐기기도
호텔을 방문해 자연을 바라보고 호캉스를 즐기고 있는 모습.(독자제공) |
대전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진씨(27)는 얼마 전 호텔을 빌려 휴가를 다녀왔다. 욕조에 물을 받아 놓고 반신욕을 하며,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 놓고 배달음식을 시켜 먹으며 일주일간 지친 몸을 보양하고 온 것이다. "코로나로 어디 놀러가지도 못하고, 가끔 혼자 호텔에 와서 푹 쉬다가 가면 스트레스가 풀려요"라며 이유를 말했다. 과거 여행을 가거나, 출장을 가서 숙박을 하고 온다는 이미지가 강했던 것과 호텔이 금 MZ세대(밀레니얼+Z세대)사이에서 놀며 즐기는 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호텔은 비싼 가격으로 쉽게 이용할 수 없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MZ세대 사이에서 호텔은 오히려 진입장벽이 낮다. 코로나19로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갈 수 없는 상황이 오자 여행비 대신 호텔을 선택했고, 여러 명이서 돈을 나눠 계산하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실 이전에도 이러한 문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감염병 확산 우려로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겨 그 대신 방을 빌리고 그 안에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이는 일명 '호캉스(호텔과 바캉스를 합친 신조어)'라고 불린다. 많은 젊은 층은 혼자 호텔을 방문해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도 하며,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고 추억을 남기고 있다.
대전의 한 호텔에서 MZ세대들이 모여 파티를 한 사진.(독자제공) |
MZ세대들은 호텔을 빌려 가장 많이 하는 것이 바로 '생일기념 파티'다. 인터넷에서 형형색색의 풍선을 구매하고, 금빛 색상의 커텐을 달아 놓고 분위기를 한껏 꾸미기도 한다. 그 앞에서 이들은 자신들을 표현하는 포즈로 사진을 찍고, SNS에 올려 파티를 자랑하기도 한다. MZ세대가 호캉스를 즐기는 가장 큰 이유는 '편리함'이다. 호텔에서는 조식, 수영장 등 다양한 구내 시설이 구비돼 있기 때문에 한 공간에서 모든 걸 한번에 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외부에서 시간을 보낼 경우 옷을 차려입고, 불편한 차림으로 있어야 하지만 호텔에서는 잠옷으로 갈아입고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백효은씨(28·대전)도 이 같은 이유에서 친구듸 생일을 앞두고 호텔을 이미 빌려 놓은 상태다. 자신을 포함해 3명이 모이기 때문에 거리두기 인원 제한에 문제가 없을 뿐더러, 혹여 밖에서 식사를 했다가 감염이 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크기 때문이다. 백 씨는 "친구들 SNS에서도 호텔에서 노는 모습을 자주 봤기 때문에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며"작년에는 이렇게 친구들과 모이지도 못했는데, 그래도 올해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호캉스를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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