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프=한세화 기자 |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충청권 시민 인식이 긍정보다 부정이 우세한 가운데 시민이 요구하는 이념적 중립성과 시민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중도일보가 창간 70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제이비플러스에 의뢰한 대전·세종·충청권 시민사회단체 인식조사 결과, 시민사회에 대한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두드러졌다. 이념적 중립 정도를 잘 지키지 않다는 인식과 함께 시민사회단체 인사의 정계 진출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자성과 변화가 요구된다.
조사 결과, 시민사회단체의 이념적 중립 정도에 대해 '잘 지키고 있다' 또는 '대체로 지키고 있다'고 본 응답이 26%에 그친 반면 '지키지 않고 있다' 또는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60%에 달해 2배 이상으로 집계됐다. 시민사회단체의 역할 수행력에 대한 부정(62.2%) 평가가 긍정(26.2%) 평가보다 앞서기도 했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시민사회 출신들의 공직 진출이 많고 이들로 인한 기존 공직자들과 갈등이나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는 현상에 따른 피로감의 반영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항목인 '시민사회단체가 가장 역점적으로 해야 할 활동'에 대해 '권력 감시비판'에 대한 응답률이 24.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념적 중립 정도에 따라 권력 감시 비판에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맥락이다. 시민사회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도덕성'이 43.5% 응답률로 가장 요구되는 데 대해서도 비정치성이 요구된다는 해석이다.
김찬동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시민단체로서는 이념적 중립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치우치면 정치화될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가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선 신뢰 회복과 시민 소통을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후원 정도를 묻는 항목에 대해 1개 이상 단체에 후원 중이라는 응답자는 전체의 19.6%, 2개 이상은 10.4%, 3개 이상 단체는 6.5%로 나타났으며 '과거 후원했으나 현재 없다'는 응답자가 28.9%에 달했다. 시민사회단체 인지 정도를 묻는 항목에 대해서는 31.7%가 '잘 모른다'고 응답했다.
김찬동 교수는 "1~3개 시민사회단체에 후원하는 사람이 35%에 이른다는 것은 여전히 시민 3분의 1이 시민사회단체 활동에 대해 지원과 관심·애정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신뢰를 철회한 사람과 무관심 시민의 비율이 3분의 2에 육박함을 시민단체로서는 인식하고 시민사회를 향한 신뢰와 소통을 제고할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 수행에 필요한 항목으로 '시민 참여와 적극적 관심'(32.7%)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24.4%)이 필요하다고 요구된 만큼 이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김 교수는 이 방안으로 대학과의 협업이나 대학교육 과정에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을 함께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최호택 교수는 "시대가 변했고 코로나19 사태 영향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시민사회단체가 다시 지역민이 신뢰하는 단체가 되기 위해선 과거와 같은 보여주기식 활동보다는 시민 개개인의 어려움을 돕고 마을공동체와 함께하는 존재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익준·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