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인식조사] 충청지역주민 10명 중 6명 "역할수행 잘못한다"

[시민사회단체 인식조사] 충청지역주민 10명 중 6명 "역할수행 잘못한다"

별로 잘못한다 41%, 매우 잘못한다 19%
이념중립 여부, 출신인사 정계진출도 부정적
"신뢰회복 시급, 이념적 중립성 지켜야"

  • 승인 2021-09-06 16:24
  • 수정 2021-09-06 20:55
  • 신문게재 2021-09-07 1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시민단체여론조사2-수정
그래프=한세화 기자

대전·충청권에서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에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권력 감시와 비판기능으로 지역발전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이들이 시민들한테서 점점 멀어지고 있어서다. 정파성과 이념화로 신뢰를 잃고, 활동 측면에서 시민들의 피부에 닿는 생활밀착형 사안과 동 떨어지고 있다는 인식 탓이다.

중도일보가 창간 70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제이비플러스에 의뢰해 진행한 대전·세종·충청권 시민사회단체 인식조사에서 이 같은 상황은 고스란히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지역민 10명 중 6명이 시민사회단체 역할 수행력과 출신 인사들의 정계 진출, 이념적 중립 정도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가장 역점을 두고 할 행동은 ‘권력 감시비판’을, 가장 갖춰야 할 덕목은 ‘도덕성’을 꼽았다.

먼저 시민사회단체 역할 수행력 응답 결과를 보면 '별로 잘못한다'가 41.2%, '매우 잘못한다'가 19.0%로 부정적 응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대체로 잘하고 있다'는 23.6%, '매우 잘하고 있다'는 2.6%에 그쳐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시민사회단체를 향한 지역민들의 실망과 불신이 높은 수준을 보인 것이다.



이념적 중립 여부를 묻는 조사에도 부정적 반응이 많았다. '지키지 않고 있다'가 43.3%,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가 16.7%에 달했다. '대체로 지키고 있다'는 24.5%, '잘 지키고 있다'는 4.5%에 불과했다. 시민사회단체가 이념적 중립성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결과다.

시민사회단체 출신 인사들의 정계 진출에도 부정적 시선을 보냈다. '대체로 부정적'이 35.8%, '매우 부정적'이 25.3%에 달한 반면 '대체로 긍정적'은 22.7%, '매우 긍정적'은 3.3%에 그쳤다. 현실 정치참여보단 시민사회단체로서 중립성과 순수성을 지키길 요구하는 여론이 더욱 높은 것이다.

지역민들이 시민사회단체가 가장 역점을 두고 해야 할 활동으론 ‘권력 감시비판(24.5%)’을 꼽았다. ‘인권보호(24.5%)’, ‘정책대안 제시(14.35)’, ‘사회개혁(11.0%)’ 의견도 나왔다. 갖춰야 할 덕목으론 ‘도덕성(43.5%)’을 꼽은 지역민이 많았다. ‘공익성’은 21.8%, ‘전문성’은 12.5%, ‘비정치성’은 11.9%였다.

최근 가장 잘했다고 평가한 활동으론 ‘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 조사(30.0%)’, ‘행정수도 완성 등 지방균형발전 촉구(12.2%)’, ‘대전역 인근 성매매 집결지 폐쇄 활동(11.8%)’ 순이었다.

시민사회단체 역할수행에 필요한 항목으론 ‘시민참여와 적극적 관심’이 32.7%,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이 24.4%로, 지역민들로부터 신뢰를 다시 회복하고 전문성 강화를 위한 자체적인 노력이 숙제로 남게 됐다.

김찬동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신뢰와 지지를 회복할 새로운 변화가 있지 않고선 후원과 지지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권력으로부터 중립성을 확보하고 이를 유지할 의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중도일보가 창간 70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제이비플러스에 의뢰해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대전, 세종, 충남, 충북지역에 거주하는 1002명을 상대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다.


송익준·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