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어서다.
한국은행은 26일 기준금리를 연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5월 이후 15개월 만으로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가계 빚이 사상 처음으로 1800조 원을 돌파하는 등 정부의 불가피한 상황은 이해하지만, 소상공인과 경제계 경영 애로는 가중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은 "금리 인상으로 기업과 서민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됐다. 특히 경영계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맞물려 코로나19에 따른 국내외 영업 활동이 원활하지 않아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이었다"며 "가계대출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등 종합적으로 감안한 결정이지만, 기업과 서민들에게는 데미지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8월과 10월 중 인상이 점쳐졌는데, 이번 달 금리를 올랐다. 그렇게 되면 두 달 후 한 번 더 인상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모두가 걱정스러워하는 게 추가 금리 인상 부분이다. 향후 단계에서는 중소기업과 서민들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강도묵 대전충남경영자총협회장은 "코로나19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걷고 있는데 오랜 기간 0.5%를 유지했던 기준금리마저 인상되면서 중소기업계는 큰 부담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인상의 파급효과가 어느 시점보다 클 것으로 보여 정부와 금융계가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과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많은 기업은 어려운 경제 여건으로 이를 대비 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향후 자금조달에, 서민들은 가계부채로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추가 금리 인상은 시장 상황을 최대한 고려해 신중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이 또 다른 부작용 예방 조치로 보고 있다.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인상해 선제적으로 위기를 대응하고, 위기 시 상황에 맞는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어서다.
경제계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때 일수록 부채관리를 잘해야 한다"며 "특히 가계부채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소비가 위축돼 기업들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기업이나 시민들 모두가 선제적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시중금리는 이미 반영이 됐다. 시장에서의 주최들은 흐름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반영률이 빠르다. 한국은행은 물가인상 등 데이터를 갖고 결정을 하기 때문에 한발 늦은 건 사실"이라며 "다만, 저금리를 유지했다면, 국가와 가계부채 등으로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금리가 3~4%대를 유재하고 있어야 위기 상황이 오면 그에 맞는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다. 지금은 서로가 리스크를 줄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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