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직산읍 주민들이 천안테크노파크산단조성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누군가에 의해 3차례나 훼손됐다. |
주민들에 따르면 천안테크노파크 산단은 오는 2023년까지 총면적 91만8033㎡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지만 예정부지 관련 주민들은 낮은 감정평가로 불만을 토로하며 시위를 벌이는 등 조성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난 주민들은 이에 예정부지 주변의 주요 도로 등에 현수막을 내걸며 주민들의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지만 누군가에 의해 현수막이 훼손되거나 철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주민들은 지난 8일 천안시테크노파크산업단지개발대책위를 통해 현수막을 제작, 주요 도로 게시판 등에 내걸었지만 다음 날 아침 흔적도 없이 철거됐다며 하소연했다.
현수막에는 '주민들은 피눈물난다 현실가로 보상해라', ‘60 평생 삶의 터전 헐값에 빼앗기고 어디로 가란 말이냐’ 등 4가지 문구로 작성해 내걸었지만, 8일에 이어 12일, 18일 등 세 차례 걸쳐 훼손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5일 토지보상가를 통보받은 주민 대부분은 60~80대 노인들로 논이나 밭, 과수원 등 평생 농사를 짓고 살아왔기 때문에 산단 조성에 불만이 커 왔다.
특히 과수원과 전·답, 임야의 경우 평균 보상액이 40만~60만원 사이여서 시세가 보다 저평가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주민들이 옮겨갈 이주자 택지는 60~70평으로 평당 120만원에 분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주택 보상가는 터무니없이 낮아 주민들이 잠을 설치고 있다.
신축할 경우 건축비가 2억원 이상 들어가지만, 주택 한 채당 보상가는 3000만~4000만원에 불과해 현실적인 보상가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주민들은 현수막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이마저 훼손돼 시행사 측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주민들은 또다시 현수막을 제작해 내걸 예정으로 밤샘 감시를 통해서라도 범인을 잡겠다는 입장이다.
주민 박모(52)씨는 "현수막을 게첨하면 다음 날 아침이 어김없이 없어진다"며 "누가 현수막을 철거하는지 반드시 범인을 잡겠다"고 했다.
이어 "현수막 비용은 한번 제작 시 40만~50만원이 들어가 대책위에서 이를 충당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 현수막을 더이상 훼손시키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책위와 주민들은 지난 9일 시청 앞에서 2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토지보상금 인상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천안=김한준 기자 hjkim707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