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철도국 34년 송인영 (사)대전철우회장
디젤기관차 시작됐으나 안전설비는 부족
경부·호남 무단보행 사상사고 빈번하던 때
"철도 있는줄 모를정도 안전하게 돼 감사"
송인영 대전지방철우회장 |
"기술이 좋아져 철도는 빨라졌는데 무단보행은 여전하고 안전시설은 받쳐주지 못하던 때 안타까운 사고가 많았어요"
송인영 (사)대전철우회장은 철도가 안전펜스도 없이 대전도심을 관통하던 시대에 선로반원을 지낸 장본인이다. 1967년 대전철도국 선로반에서 일을 시작해 선로를 순찰하고, 휘어지너가 내려앉은 곳을 찾아 보수하는 일을 34년 수행하고 지금은 퇴직 후 철도인들의 모임을 이끌고 있다.
송인영 회장은 "경부선과 호남선의 선로를 다니며 안전하게 유지·보수하는 업무 외에 무단보행자를 단속하고 사고예방 계몽도 선로원에게 부과되던 때"라며 "나이가 지긋한 분들은 호루라기 부르며 선로 보행을 단속하던 모습으로 우리를 기억한다"라고 소개했다.
1961년 중도일보 기사를 보면 전년도 선로 무단 보행자 단속 건수는 47만4796명이라고 보도됐다. 1962년 1월 보도에 의하면 전년도 선로 보행자의 총 적발건수는 17만3372건이라고 전했다. 또 1968년 9월 기준 기찻길 사고로 부상 또는 목숨을 잃은 이가 260명이고, 건널목 트럭 충돌사고도 12건 발생했다고 기록했다.
송 회장은 "디젤의 백마호와 청룡호가 도입되면서 증기기관차 시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속도가 빨라졌으나 시민들은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라며 "여전히 아이들 놀이터처럼 이용되거나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채 무단보행이 잦았다"라고 회상했다.
철도 보행자에 대한 지도와 단속도 선로원들에게 맡겨지면서 유지·보수 중에 무단보행자를 적발해 고발장을 작성해야 했다. 지금은 선로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안전펜스가 세워져 있으나 당시에는 그런 안전시설도 없이 주택가 속에 철도가 있는 형태였다. 아이들 놀이터처럼 이용되거나 손수레나 트럭이 선로에 끼어 달리는 기차와 부딪치는 일도 적지 않았다.
선로변에 안전설비를 조금 더 일찍 설치했더라면, 시민들께서도 지정된 건널목으로만 횡단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을 가숨에 품고 지낸다.
송 회장은 "경부선과 호남선이 도심 안에 있는 대전과 충남은 철도의 도시이면서 많은 희생을 감내해왔다"라며 "지하차도나 육교가 잘 놓여 철도가 있는지 모를 정도로 안전한 도시가 되었다는 게 감사한 일"이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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