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가서 당당하게 살고 싶어요. 그런데 사회가 세상이 외계인 같은 사람으로 보니까…."
대전에서 생활하는 성매매 종사자를 만나기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인터뷰이를 찾아 나섰다. 업소를 떠나 자활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이들도 있고, 이미 직업교육을 시작한 이들도 많지만, 직접 만나는 대면 인터뷰를 성사 시키기는 어려웠다. 우여곡절 끝에 자활단체를 통해 과거 업계에 종사했던 A씨와 전화인터뷰에 닿을 수 있었다.
"대전에서 성매매 하려는 사람은 정말 많아요. 뿌리 깊게 박힌 문제고 오래된 병처럼 대전역뿐 아니라 대전 곳곳에 광범위하게 퍼져있어요. 20대 초반도 술 마시고 가고, 60∼70대가 다니는 곳도 따로 있고. 결국은 마지막에 대전역까지 오는데 가족이나 연인 건전마사지라고 붙여 놨지만 성매매하려고 가면 다 받아주니까요."
20대부터 노년층까지 사실상 모든 연령층의 남성이 성을 사기 위해 대전역 일대를 방문하고 있다는 증언이다. 최근에는 외국인 종사자도 많아지는 추세라 했다. 성구매자 연령대에 따라 가는 지역이 따로 정해져 있을 정도로 대전은 성매매로 만연한 곳이라는 이야기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성매매 업계도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처음엔 사람이 안 다녀서 파리만 날렸죠. 그런데 방역이 허술해지고 슬금슬금 성매매가 늘고 있어요. 요즘은 단속이 강화되면서 다소 줄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성매매는 지속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사진=중도일보 DB. |
성매매 종사자 여성들 사이에서는 업계를 떠나는 이른바 '탈업' 후 자활을 통해 사회에 나가더라도 부정적인 사회 인식에 결국 다시 업소나 집결지로 돌아오는 사례도 다수라고 했다.
"당장 사회로 나가면 음지에 있었던 위축감 때문인지, 말투나 행동이 다르게 느껴지나 봐요. 사람들이 이상하게 바라본다는 눈초리를 견디기 어려운 것이 가장 커요.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결국 자활을 지속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오는 사람이 다수였어요."
"우리도 태어날 때부터 원래 이런 사람은 아니였어요. 어느 한 사람이라도 우리를 업소가 아닌 평범한 사회로 돌려 보내줘야 한다고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성매매에 종사했던 사람들은 혐오스럽게 보잖아요. 그런데 성매매는 끊을 수 없으니 계속 찾아오고… 모순 같아요. 성매매가 좋은 일은 아녜요. 이런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줄 지도자가 필요하겠죠."
일부에서 성매매 여성들이 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업계에 종사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미안하지만, 전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많이들 궁금해하는 수익구조는 5대 5 또는 6대 4에요. 계약처럼 개인이 선택하는 건데 6대 4를 선택하면 이 여성은 점점 일이 줄어요. 눈치 보다가 결국 마진 줄이듯 5대 5로 내릴 수밖에 없어요. 더 문제는 몸이 아파도 일을 독촉해요. 오더를 유지해야 업주가 좋아하니까 빨리 오라는 독촉에 의해서 이 악물고 일을 나가요. 결국 일에 치이고, 업주의 독촉에 치이는데, 여성들이 목돈을 벌 수 있는 구조라는 건 정말 오해고, 거짓이에요."
그래도 자활, 새 삶에 대한 의지는 성매매 종사자 여성들 모두에게 있는 희미한 꿈이다. 자활을 위해서는 최저 생계 등 현물도 중요하지만, 치료와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든 걸 다 요구할 수 없다는 것 우리도 알아요. 화류계 출신이라는 낙인은 사회적 인식 변화도 필요하지만, 두려운 세상에 맞서 사회로 나가고자 하는 저희 의지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자활 의지가 있는 이들에게는 최소한 숙식과 최저 생활비를 통해서 사회로 나갈 수 있게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사회 시선을 이겨낼 수 있도록 정신적 교육과 치료가 병행된다면 자포자기해서 다시 돌아오는 여성들의 수가 줄지 않을까요."
이현제 기자 guswp3@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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