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리포트2021⑨] "우리도 태어날 때부터 이러진 않았어요… 사회인식 저희가 이겨내야 할 벽이죠"

[도시재생리포트2021⑨] "우리도 태어날 때부터 이러진 않았어요… 사회인식 저희가 이겨내야 할 벽이죠"

[문제적 공간 저항과 저항 그 경계에서] ③성매매 종사 여성들의 이야기

  • 승인 2021-08-24 12:28
  • 수정 2021-08-25 09:25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컷-도시재생

 

 

 

"밖에 나가서 당당하게 살고 싶어요. 그런데 사회가 세상이 외계인 같은 사람으로 보니까…."

대전에서 생활하는 성매매 종사자를 만나기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인터뷰이를 찾아 나섰다. 업소를 떠나 자활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이들도 있고, 이미 직업교육을 시작한 이들도 많지만, 직접 만나는 대면 인터뷰를 성사 시키기는 어려웠다. 우여곡절 끝에 자활단체를 통해 과거 업계에 종사했던 A씨와 전화인터뷰에 닿을 수 있었다.

"대전에서 성매매 하려는 사람은 정말 많아요. 뿌리 깊게 박힌 문제고 오래된 병처럼 대전역뿐 아니라 대전 곳곳에 광범위하게 퍼져있어요. 20대 초반도 술 마시고 가고, 60∼70대가 다니는 곳도 따로 있고. 결국은 마지막에 대전역까지 오는데 가족이나 연인 건전마사지라고 붙여 놨지만 성매매하려고 가면 다 받아주니까요."

20대부터 노년층까지 사실상 모든 연령층의 남성이 성을 사기 위해 대전역 일대를 방문하고 있다는 증언이다. 최근에는 외국인 종사자도 많아지는 추세라 했다. 성구매자 연령대에 따라 가는 지역이 따로 정해져 있을 정도로 대전은 성매매로 만연한 곳이라는 이야기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성매매 업계도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처음엔 사람이 안 다녀서 파리만 날렸죠. 그런데 방역이 허술해지고 슬금슬금 성매매가 늘고 있어요. 요즘은 단속이 강화되면서 다소 줄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성매매는 지속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ㅇㅇ
사진=중도일보 DB.

성매매 종사자 여성들 사이에서는 업계를 떠나는 이른바 '탈업' 후 자활을 통해 사회에 나가더라도 부정적인 사회 인식에 결국 다시 업소나 집결지로 돌아오는 사례도 다수라고 했다.

"당장 사회로 나가면 음지에 있었던 위축감 때문인지, 말투나 행동이 다르게 느껴지나 봐요. 사람들이 이상하게 바라본다는 눈초리를 견디기 어려운 것이 가장 커요.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결국 자활을 지속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오는 사람이 다수였어요."

"우리도 태어날 때부터 원래 이런 사람은 아니였어요. 어느 한 사람이라도 우리를 업소가 아닌 평범한 사회로 돌려 보내줘야 한다고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성매매에 종사했던 사람들은 혐오스럽게 보잖아요. 그런데 성매매는 끊을 수 없으니 계속 찾아오고… 모순 같아요. 성매매가 좋은 일은 아녜요. 이런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줄 지도자가 필요하겠죠."

일부에서 성매매 여성들이 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업계에 종사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미안하지만, 전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많이들 궁금해하는 수익구조는 5대 5 또는 6대 4에요. 계약처럼 개인이 선택하는 건데 6대 4를 선택하면 이 여성은 점점 일이 줄어요. 눈치 보다가 결국 마진 줄이듯 5대 5로 내릴 수밖에 없어요. 더 문제는 몸이 아파도 일을 독촉해요. 오더를 유지해야 업주가 좋아하니까 빨리 오라는 독촉에 의해서 이 악물고 일을 나가요. 결국 일에 치이고, 업주의 독촉에 치이는데, 여성들이 목돈을 벌 수 있는 구조라는 건 정말 오해고, 거짓이에요."

그래도 자활, 새 삶에 대한 의지는 성매매 종사자 여성들 모두에게 있는 희미한 꿈이다. 자활을 위해서는 최저 생계 등 현물도 중요하지만, 치료와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든 걸 다 요구할 수 없다는 것 우리도 알아요. 화류계 출신이라는 낙인은 사회적 인식 변화도 필요하지만, 두려운 세상에 맞서 사회로 나가고자 하는 저희 의지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자활 의지가 있는 이들에게는 최소한 숙식과 최저 생활비를 통해서 사회로 나갈 수 있게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사회 시선을 이겨낼 수 있도록 정신적 교육과 치료가 병행된다면 자포자기해서 다시 돌아오는 여성들의 수가 줄지 않을까요."


이현제 기자 guswp3@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조치원·연서·연기면 공동주택' 1.2만 호 공급 무산
  2. 대전 샘머리초 인근서 승용차 가로수 충돌… 19세 운전자 사망
  3. 대통령 집무실·국회 의사당 가시화 "행정수도특별법 제정 뒷받침돼야"
  4. 홈플러스 정상화 시동…충청권 8개 점포 영업 재개 추진
  5. 대전 일부지역 정비사업 침체 원인은?
  1.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 '동상이몽'… 리더십 시험대 오른 대학본부
  2. '문화재 때문에'… 세종 軍비행장 이전사업 또 늦어진다
  3. 대통령 세종 집무실, 건축설계 본격화 "2029년 입주 문제 없다"
  4. 허태정 "정부 초과세수, 지방교부세로 확대" 전격 건의
  5.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 누출 사고··· 인명 피해 없어

헤드라인 뉴스


충남도-15개 시군, 발전 5사 통합 본사 유치 위해 총 결집

충남도-15개 시군, 발전 5사 통합 본사 유치 위해 총 결집

충남도와 도내 15개 시군이 발전 5사 통합 본사 유치 공동 대응, 서산공항 건설 추진 등 정부 차원의 협조가 필요한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행정력을 총 결집하기로 했다. 도는 23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박수현 지사와 15개 시군 시장·군수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9기 첫 지방정부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지방정부회의는 민선 9기 도와 시군 비전을 공유하고, 상생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회의를 통해 진행된 시장·군수와의 대화에서는 발전 5사 통합 본사를 충남 지역에 유치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모였다. 엄승용..

세종 장군면에 첫 산업단지, 조성 절차 본격화…"35만여 평 계획"
세종 장군면에 첫 산업단지, 조성 절차 본격화…"35만여 평 계획"

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세종 서남부권에 첫 산업단지 조성이 본격화되고 있다. 민간 주도로 장군면 은용리 일원에 산단 조성을 추진 중인데, 최근 공급 물량 배정을 위한 사전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개발계획 수립 단계에 들어섰다. 23일 세종시에 따르면 최근 장군면 은용리 산 15-4 일원의 일반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해 지정계획 고시가 이뤄졌다. 이 사업은 시행자인 ㈜그린랩을 통해 민간 주도로 추진 중이다. 관할기관에 투자의향서가 제출된 기준으로는 관내 첫 민간 주도 산단 조성사업이며, 장군면 첫 산단으로도 부각된다. 지..

이 대통령 "부동산정책은 최대 과제… 사회적 합의과정  중요"
이 대통령 "부동산정책은 최대 과제… 사회적 합의과정 중요"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부동산정책과 관련, "대한민국의 최대 과제 중 하나"라며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도권과 비교해 투기 수요가 낮은 비수도권 대출 규제 완화를 비롯해 재개발·재건축사업의 과도한 공사비, 보유세 강화, 청년이나 신혼부부에 불리한 대출·청약 제도 등에 대한 의견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KBS 별관에서 학계와 언론계를 비롯해 건설과 금융계, 공인중개사와 시민·청년단체, 유튜버와 부동산 관련 카페 등 1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도심 속 공원에서 즐기는 물놀이 도심 속 공원에서 즐기는 물놀이

  • 개인형 이동장치 수거차량 ‘무법 질주’ 개인형 이동장치 수거차량 ‘무법 질주’

  • 대전 동부소방서, 온열질환 예방 총력 대전 동부소방서, 온열질환 예방 총력

  • ‘문제 풀고 교통안전 배워요’ ‘문제 풀고 교통안전 배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