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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학을 전공하고 대전에 소재한 대학에 임용이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지역 방송과 지역 신문을 긴밀하게 접하게 되었죠. 여러 종류의 신문을 직접 구독하거나 학교에 배달된 신문을 읽었습니다. 지역 사정을 이해하거나 학교나 학생들이 처한 상황을 더 잘 이해하려면 지역 신문을 읽는 것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우리 지역에서 발행하는 지역 일간지들을 모두 탐독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중도일보>와 만나게 된 계기입니다. 중도일보에 게재된 칼럼들이 관심을 끌었습니다. 특별히 언론을 규제하는 내외부의 압력이 없는 시대이긴 하지만 20여 년 전 중도일보에 게재된 칼럼들은 우리 지역이나 우리 사회의 쟁점에 대해 좋은 분석과 평가를 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내부 필진이 쓴 칼럼과 외부 기고가가 게재한 칼럼이 모두 그랬습니다.
단순히 지역 일간지 이상으로 중도일보를 관심 있게 보게 된 것은 ‘중도일보를 만드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중도일보를 만드는 사람들'에는 신문사에서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들,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직원들, 그리고 중도일보 독자권익위원회처럼 외부 인사들이 참여하여 중도일보의 콘텐츠를 모니터링해 주는 분들을 두루 포함합니다. 또 중도일보에 칼럼을 게재하거나 투고하는 사람들도 '중도일보를 만드는 사람들'에 속합니다. 중도일보의 독자권익위원회에 독자권익위원으로 참여하게 된 경험이 몇 차례 있었습니다. 신문을 더 꼼꼼하게 보고 회의에 참석해야 했습니다. "이것은 문제가 있는 기사다"라고 지적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기사가 다시 생산되지 않도록 어떻게 대응하면 좋겠다는 내용도 제안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그 당시 여러 독자권익위원들이 눈물겹도록 정성을 쏟아 자료를 정리하고, 독자권익위원회에 참석하시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우리 지역의 여론 지도자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독자권익위원으로서 중도일보에 쏟는 정성을 보고 감동했습니다. 더 열심히 신문을 읽고, 더 좋은 신문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독자권익위원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는데, 그러한 다짐이 자연스럽게 중도일보에 대한 애정으로 심화되었다고 봅니다.
'중도일보를 만드는 사람들' 중 가장 강력한 요소는 역시 기자들이었습니다. 언론인으로서 품성과 태도, 그리고 기사를 작성하고 독자들의 반응을 수렴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우선 독자권익위원회에 참석해서 여러 위원들이 제기하는 문제를 '적극적이고 겸손하게' 수용하는 편집국 책임자들의 모습이 선명했습니다. 편집국장과 부장들께서 독자권익위원회에 참석해 어떤 점은 설명하고, 어떤 것은 해명하였고, 그리고 대부분 수용해 편집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바로 밝혔습니다. '언론인의 겸손'은 좋은 뉴스 정보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일방적 주장이나 기존의 편향된 가치판단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는 토양이기 때문입니다. 중도일보의 편집 책임자들이 보여준 모습이 그러했다고 생각합니다. 일선을 뛰는 중견기자들 역시 그랬습니다. 일일이 성함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깊은 마음으로 일선의 기자들, 내부 칼럼니스트, 편집국 책임자들을 깊이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이 교수님, 중도일보의 강점과 장점에 대해 말씀해주시겠는지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히 두 가지는 중도일보의 강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첫 번째는 훌륭한 인력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여러 기자들이 언론인으로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취재 보도를 하는 부문에서 전문성과 열정을 드러냈을 뿐 아니라, 전문성을 심화시키려는 학구적 노력도 돋보였습니다. 열악한 취재 보도 환경에서 기사를 쓰기에도 시간이 모자랄 터인데, 개인적이거나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할 시간들을 쪼개서 학업에 진력하는 모습을 여러 기자들이 보여주었습니다. 소수의 인력으로 많은 지면을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취재 보도와 경영상황에 직면해, 제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제가 아는 중도일보 기자들의 품성과 태도, 역량과 전문성은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중도일보의 두 번째 강점은 '칼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외부의 칼럼이 모두 훌륭했습니다. 내부 필진이 쓴 칼럼들은 일반 독자들은 물론 우리 지역의 식자층을 열광시킬만한 내용이라고 보았습니다. 논설위원께서 정기적으로 게재하신 칼럼, 중견기자들이 자기 이름을 달아서 쓴 칼럼들이 모두 훌륭했습니다. 중도일보를 보게 만드는 힘이 그러한 내부 필진들의 훌륭한 칼럼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리고 외부 필진들 역시 면면이 널리 역량을 인정받는 분들이었고, 그 내용 또한 우리 지역의 독자들을 흐뭇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독자들의 정치적 이념과 관계없이 좋은 칼럼은 독자들에게 유익하고, 중도일보를 구독하게 만드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교수님, 중도일보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칭찬의 말씀 감사 드립니다. 반면에 중도일보에 대한 아쉬운 점도 있으시리라 봅니다. 말씀해주실까요?
▲앞에서 중도일보의 강점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들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중도일보는 개인적으로 매우 훌륭한 역량을 가진 언론인들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품성과 자질, 역량과 전문성을 있는 그대로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인 듯하여 안타깝습니다. 취재한 정보를 바탕으로 심층적인 기사, 대안이 있는 기사, 원정보를 중도일보의 관점으로 재구성한 기사를 작성하여 독자들에게 제공할 전문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실질적으로 신문의 지면을 제작할 수 있는 인력이 적은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습니다. 적은 인력으로 지면 제작을 해야 하고 속보까지 잇따라 온라인에 제공해야 하는 환경에서 언론, 신문에 기대하는 독자들의 요구를 충분히 해소시켜 주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칼럼이나 기획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획 기사는 더 많아져야 하고, 칼럼도 더 다양한 필진이, 전문성을 발휘해서 작성돼야 한다고 봅니다. 내부 칼럼니스트의 양성과 활용, 외부 필진의 발굴과 글 게재를 위한 중도일보의 ‘상당한 결단과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이 교수님, 앞으로 중도일보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조언해주실까요?
▲중도일보를 우리 지역, 나아가 한국에서도 인정받는 '언론'으로 만들겠다는 경영진과 편집국 종사자들의 강력하고 일치된 '의견합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정기간행물의 숫자는 2만 3000개가 넘습니다. 일반 일간신문은 327개, 일반 주간신문은 1200여 개, 특히 등록한 인터넷신문은 9931개입니다. 정부나 기업의 보도자료에 의존하거나 단순히 속보성 기사를 생산해 가지고는 한정된 광고시장, 독자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지역의 언론이라는 점, 인터넷신문의 급속한 확장, 속보성 기사로 견주기에는 경쟁력이 약하다는 것, 광고를 무기로 한 광고주들의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 유료 지불하려는 독자나 이용자들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중도일보>가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은 역시 지역의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지역심층기사, 지역의 의제에 대한 대안까지 곁들이는 기사,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내부 필진과 저명한 외부 필진에 의한 <칼럼>을 중심으로 콘텐츠 전략을 짜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특화된 콘텐츠를 플랫폼별로 맞추어 유통시키는 '유통전략가'를 활용하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당연히 전통적인 편집유통시스템을 일신해 우리 사회 미디어 환경에 부응한 '디지털편집유통' 시스템에 적응해야 하는 것도 과제입니다. 더더욱 중요한 것은 중도일보가 좋은 언론인을 더 많이 확보하려는 인력에 대한 투자입니다.
대담, 정리 한성일 국장 겸 편집위원 hansung007@ 사진 이성희 차장
-이승선 교수는 누구?
▲1963년생.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학사, 석사, 박사. 충남대 법학과 석사, 박사.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한국언론법학회 총무이사와 언론중재위원회 언론중재위원,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 방문연구 교수,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 방송광고균형발전위원회 위원, 현 인터넷신문위원회 기사심의분과위원. 한국언론법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 2007년 한국언론정보학회 우수논문상과 방송학회 논문 우수심사상, 2010년 제9회 철우언론법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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