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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일보는 창간 70주년을 맞아 이제는 사회의 초년생으로, 유통가의 큰손으로, 정치의 주요 변수로 등장한 MZ세대를 분석하고, 이들과의 공존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저축보다는 '영끌' 투자?…'한방'노리는 그들
대전에 거주하는 직장인 오은영씨(29)는 작년부터 주식 열풍에 뛰어들었다. 그는 아침에 눈을뜨면 가장 먼저 휴대폰으로 장이 시작 하기 전 주식 상황을 살펴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혹여 '단타' 타이밍을 놓칠 새라 일을 하는 중간에도 주식을 확인한다고 한다. 오 씨는 "지금 받는 월급으론 큰 돈을 모을 수 없어 한방을 노릴 수 있는 주식을 시작하게 됐다"며 "최근에 지인 중 한명이 주식으로 많은 돈을 벌었던 것을 들어 돈을 계속 잃어도 '나도 혹시?'라는 마음에 쉽게 주식을 접을 수가 없다"며 그 이유를 말했다.
현재 MZ세대 사이에서 월급을 모아 저축을 하던 기성세대의 재테크 방식에서 벗어나,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투자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 수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정보를 공유한다.
MZ세대들이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초저금리 시대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과거 2~30%였던 금리는 현재 금리는 한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더이상 저축으로 돈을 모아 집을 살수 없게 된 시대가 된 것이다.
그 어느세대보다 인터넷에 익숙한 세대인 탓에 SNS가 일상의 한 부분으로 차지한 것도 한 이유로 풀이된다. SNS상에서 투자 성공 사례 인증 사진이 꾸준히 올라오며 이를 보고 투자를 시작하는 젊은 층들도 늘고 있는 것이다. 남들보다 뒤쳐지거나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 하는 현상인 '포모증후군' 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다. 실제로 주변에서 주식·코인·암호화폐로 큰 돈을 번 사례가 있으면 불안에 떨며 투자를 하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멈출 줄 모르는 투자 열풍에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등의 신조어까지 생기면서 MZ세대의 무리한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방'을 노리며 무리하게 투자를 하는 젊은 층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로 인해 MZ세대의 가계대출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재호(목원대·부동산금융보험융합학과)교수는 "미래에 대한 대안 없이 빚을 내면서까지 투자를 하는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다"며 "금리가 올라간 뒤 이자를 갚지 못해 생기는 부정적인 상황까지 대비해야 할 때인데, 아직 그러고 있지 못한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정치권은 세대교체 중?…'우리는 실력있는 정치인을 원한다'
현재 한국의 정치판에서 새로운 판도가 시작됐다. 36세의 최연소의 나이로 '제1 야당'의 대표가 된 이준석 대표는 이 같은 MZ세대의 파워를 가장 고스란히 보여주는 단면이다.
사실 과거에도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없던 것은 아니다. 다만 4.7재보궐 선거 이후 청년세대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닫고, 정치인들은 기성세대가 아닌 청년들에 대한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정치권에서 들러리로 여겨졌던 MZ세대들은 이제 가장 중요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있다. 정치 참여에 있어 그들이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바로 '공정성'이다. 기성세대의 정치에 청년들은 의문을 품기 시작했고, 기성 정치를 특성 세대들의 기득권이 됐다고 판단했다. 더이상 아무리 좋은 결과를 내보인다 한들 과정이 공정하지 않으면 청년들의 뜨거운 눈초리를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의 발달로, 이들은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를 쉽게 드러내고 있다.
온라인 공간 안에서 생성되는 논쟁의 장에서는 사회적 지위나 신분에 상관 없이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들은 '#해시태그'를 달고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며, 국민청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온라인에의 정치 참여는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정치적 효능감을 이유로 들 수 있다. 몇년 전 국정농단 사건으로 발생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규탄 촛불 시위에서 탄핵을 몸소 경험했고 이를 통해 '우리가 목소리를 내면 정치가 바뀐다'라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MZ세대의 표심을 사기 위해 앞다퉈 구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거나 춤을 추며 '젊음'을 따라하며 그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다만 젊은 층들은 자신들에게 잘 보이려고만 할뿐, 정작 정치 부분에서는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지 않는다며 불쾌함을 표하고 있다.
대전의 한 대학생은 "우리는 재밌고, 친절한 정치인을 원하는 게 아닌데 우리의 흥미에만 초점을 맞추고 다가오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우리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해결하고 바꾸는 모습을 보여주려하는 정치인을 원한다"고 말했다.
▲환경 보호를 위해 발 벗고 나서다
MZ세대의 최대 관심사는 '환경'이다.
기성세대가 남긴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위기의 최대 피해자라고 볼 수 있는 그들은 '더 이상 안되겠다'라며 환경 보호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디지털네이티브'라는 특징에 맞게 SNS를 통해 #제로웨이스트, #줍깅, #용기내프로젝트 같은 수 많은 챌린지들이 확산되고 있다.
그들이 하는 이러한 챌린지는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플라스틱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대신 가정에서 다회용기를 챙겨 음식을 포장해오거나, 산책을 할 때 쓰레기 봉투를 챙겨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줍고 거리를 청소하는 등 일상속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들이다. 현재 이러한 운동은 우리 사회의 젊은 층들에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고, 환경에 대한 관심은 끝없이 치솟고 있는 중이다.
그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사는 소비패턴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한때 '욜로족(YOLO: YOUR OMLY LIVE ONCE)'이라 불리던 MZ세대들의 소비패턴이,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에 맞는 제품을 소비하는 '가치소비'트렌드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또 다른 말로 소비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과 사회적 신념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는 '미닝아웃'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축산 과정에서 생기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스스로 '채식주의자'의 길을 걷고 있다. 소 같은 반추동물의 장내 발효 과정과, 가축의 분뇨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취지에서다. 더 이상 육류를 소비하지 않으며 대체 육류품을 구매하거나, 채소를 위주로 구매하는 등그들의 식탁 문화가 바뀌고 있다. 또한 제품을 구매하기 전 플라스틱이 아닌 빨리 썩을 수 있는 종이된 포장용기에 담긴 제품을 찾고, 비닐로 과대포장 된 제품을 거부하기도 한다.
황선재 충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개인의 가치관은 국가나 공동체에 초점을 맞췄던 기성세대와 달리, MZ세대의 가치 판단의 중심은 '개인'이 됐다. 국가의 경제성장 보다는 개인의 행복이 더 중요해진 것"이라며 "다만 '미국처럼 극단적 개인주의가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있지만, 한국의 MZ세대들은 경로 의존성에 의해 기존의 것에서 변화하기 보다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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