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설 곳 잃은 지역 전문체육인③]한밭운동장 철거, 대전꿈나무 체육 난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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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커스-설 곳 잃은 지역 전문체육인③]한밭운동장 철거, 대전꿈나무 체육 난민 우려

종합운동장 여전히 여러 종목 사용중
초등 20m달리기 여고부 높이뛰기 등
철거 후 유성 충남대 운동장 너무 멀어
"제2우상혁 꿈꾸는 학생 꿈나무 여럿"

  • 승인 2021-08-15 11:47
  • 수정 2021-08-17 08:48
  • 신문게재 2021-08-17 3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제2우상혁1
대전한밭종합운동장에서 제2의 우상혁을 꿈꾸는 신일여고 김지연 학생이 윤종형 지도자의 인솔을 받으며 높이뛰기 훈련을 하고 있다.
다가오는 봄, 내년 3월에 대전한밭운동장은 철거된다. 1957년 7월 착공식을 갖고 시민들의 희로애락을 함께 한 지난 64년 역사는 이들 앞에서는 오히려 사소할 수 있다. 운동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오늘도 땀흘리는 꿈나무 말이다.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찾은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은 관중 없던 도쿄올림픽처럼 다양한 종목의 학생 선수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훈련을 벌이고 있었다. 트렉에서는 은어송초등학교 4~6학년 육상부 여학생 4명은 지도교사의 인솔 아래 20m 주력달리기를 반복하며 자세교정을 받았다. '준비, 땅' 코치의 구호에 맞춰 제법 진지하게 트렉을 달린 아이들은 출발점으로 돌아오면서는 서로 장난을 주고받으며 키득거리는 순진한 모습이었다. 같은 시간 축구골대 뒷편에서는 높이뛰기와 장대높이뛰기에서 신일여고 두 학생들이 도움닫기 중이었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몸을 앞뒤로 리듬을 만든 뒤 뛰어가는 모습은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우상혁 선수의 출발 모습을 연상케 했다. 신일여고 육상부 김지연 학생(1학년)은 높이뛰기에서김유진 학생(2학년)은 장대높이뛰기를 통해 오는 10월 열리는 102회 구미 전국체전 입상을 목표로 거뭇게 그을린 얼굴이 훈련량을 말해주는 듯 했다.

높이뛰기 지도 중인 윤종형 대전시육상연맹 국장은 "한밭종합운동장에서 훈련한 우상혁 선수가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우는 것을 보고 학생들의 연습하는 마음자세가 달라졌다"라며 "종목과 학교도 다르지만 한밭운동장 한 울타리서 함께 훈련하며 외롭지 않고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학생들이 좋아 한다"라고 밝혔다.

한밭종합운동장2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은어송초등학교 육상부 학생들이 20m 달리기를 훈련하고 있다.
트렉 반대편에서는 충남고 육상부의 건장한 학생들이 모래바닥에 몸을 힘껏 던지는 삼단높이뛰기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충남고 3학년 천연수(18) 학생이 보폭을 넓히며 달린 후 힘껏 뛰어 모래밭에 몸을 던졌고, 이를 지켜보던 지도교사 박준오 코치는 도약 자세나 착지 방법을 조언했다. 땀 젖은 몸에 들러붙은 모래를 충분히 털어내기도 전에 제자리로 돌아가 반복해 뛰었고, 자신의 최고기록 14m98㎝을 전국체전서 뛰어넘겠다는 목표다. 이밖에 스타디움 하단 실내 헬스장에서는 K3리그 한국철도축구단 선수들이 올해 새단장한 기구로 몸을 키우고 있었다.



한밭종합운동장3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충남고 육상부 천영수 학생이 3단 높이뛰기를 위해 훈련하고 있다.
이밖에 대전시장애인체육회 육상부 선수들이 오전 야외훈련을 마치고 실내 매트 위에서 스트레칭 중이었고, 이날 만날 수는 없었으나 동산초와 용전초, 옥계초, 회덕초, 송촌중, 신일여중 등의 학생 선수들이 한밭종합운동장을 메인 훈련장으로 활용 중이다.

운동장에서 만난 한 코치는 "우레탄 포장돼 있지 않고, 곡선 구간이 급커브인 학교 일반운동장은 속도를 경쟁하는 훈련 중에 발목에 큰 부상이 초래될 수 있어 훈련장으로 적절치 않다"라며 "대체 훈련장인 충남대운동장까지 아이들을 데리고 멀어서 찾아갈 순 없을 것 같고, 이곳이 철거된 후 어디서 훈련하게 될 지 걱정된다"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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