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이 제76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일제강점기 무분별한 송진 채취로 고초를 겪은 안면도 소나무숲을 충남도 등록문화재 등록을 추진한다. 사진은 일제시대 송진채취 흔적을 간직한 안면송. |
태안군이 제76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일제강점기 무분별한 송진 채취로 고초를 겪은 안면도 소나무숲을 충남도 등록문화재 등록을 추진한다. 사진은 일제시대 송진채취 흔적을 간직한 안면송. |
태안군이 제76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일제강점기 무분별한 송진 채취<본보 2021년 5월 24일자 15면 보도>로 고초를 겪은 안면도 소나무숲을 충남도 등록문화재 등록을 추진한다.
군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소나무 송진 채취가 이뤄졌던 안면읍 승언리 소나무숲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해당 지역에 ‘V자로 상처 난 소나무’ 안내판을 설치한다.
일제강점기 일제는 전쟁물자인 송탄유(松炭油)를 확보하기 위해 안면도 주민들을 강제로 동원해 소나무에 톱날로 ‘V’자형 상처를 내는 방식으로 송진을 채취했다.
특히, 일제강점기 한국인을 마구잡이로 동원한 탄광에서 석탄 채취로 악명이 높았던 아소 가문의 ‘아소상점’은 조선총독부 임업시험장의 위탁으로 탄광의 갱목과 송진을 채취했다. 조선시대 황장봉산(黃腸封山)으로 관리해 우수한 품질과 울창한 송림으로 관리하던 안면송이 수탈의 대상이었다.
‘V’자형 상처는 아소상점이 저렴하고 손쉽게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고안한 방식으로 안면송에 큰 상처를 입혔다. 1930년대부터 시작된 송진 채취는 일제가 패망할 때까지 계속됐다.
군은 가슴 아픈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 아래 안내판을 설치하고 국립산림과학원 등 전문기관을 통한 정밀 연륜조사와 학술대회 개최 등 연구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런 다음 충남도와 협의해 해당 소나무에 대해 충남도 등록문화재 등록 신청을 검토할 예정이다.
가세로 군수는 “태안을 상징하는 안면송의 중요성과 일제침탈 수난의 상처를 잊지 않고 후대에 전해야 한다”며 “송진채취 피해목이 충청남도 등록문화재로 등록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안면송은 단일 수종으로 500년 이상 지속적으로 보호돼 왔다. 품질이 우수하고 크기도 장대해 고려시대부터 궁궐이나 선박용으로 사용됐고 조선시대 정궁인 경복궁을 지을 때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 지난 2008년 화재로 소실돼 전 국민에게 슬픔을 안겼던 숭례문 복원에도 안면송이 쓰이면서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태안=김준환 기자 kjh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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