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오는 10월 시범 운영을 앞두고 있지만 각 학교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실외활동을 축소하고 있는 데다 2학기 학사 일정이 수립된 후 사업이 추진되면서 참여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학생들에게 수준 높은 여러 문화콘텐츠를 접하도록 장기적으로 문화예술향유 문화를 조성한다는 당초 계획과는 달리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지역 문화예술계 지원에 더 무게를 두면서 사업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대전교육청과 문화재단에 따르면 오는 10월부터 청소년들에게 1년에 2만 원 상당의 포인트를 제공해 원하는 공연이나 전시를 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학생문화예술관람료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시와 재단은 우선 내년 2월까지는 시범사업으로 관내 중학생과 학교밖 청소년 4만1000명을 지원키로 하고 올해에는 동아리 단위 오프라인 단체 관람 또는 개인 관람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12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문제는 변종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사그라지지 않아 등교 수업 일정이 조정되고 집합모임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대면 공연이 얼마나 활성화될지 미지수라는 점이다.
학생들을 인솔하고 공연장으로 가거나, 학교로 찾아오는 공연을 하기에도 방역 등의 문제로 꺼리는 학교가 많다.
지역의 한 중학교 교장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학교마다 실외활동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학교에서 거리두기 끝나면 바로 하교를 하도록 지도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공연장이나 전시회장에 직접 가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학교 교사는 "동아리별로 학생들이 평균 10명 정도 되는데 승용차로 그 학생들을 데리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할텐데 교사 입장로선 걱정되는 부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선호하는 문화예술분야와 대전시와 문화재단이 염두에 두고 있는 문화예술 분야가 다른 것도 문제다.
학생들의 경우 영화 등 대중문화에 더 관심이 높지만 지역문화활성화를 위해 대상이 공연과 전시 등 지역 문화에만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사업 시행의 난관이 예상되면서 예산이 소진되지 않았을 경우에 대비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무작정 단체관람이나 전시 등 예산소진에 무게를 두는 것보다는 학생들의 문화예술향유를 위한 다른 대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화계 관계자는 "12억 원의 예산을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채 시범 운영에 나선다면 결국 지역예술단체 지원을 위한 사업으로밖에 되지 못할 것"이라며 "진정으로 학생들의 예술교육이 목적이라면 학생들에게 쓸 수 있는 방안을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전문화재단 관계자는 "예산소진을 위해 올해 12월에 사업이 끝나는 것이 아닌 내년 2월까지 관람 기간을 늘린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선 교육청과 더 협의를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