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에 설치된 조류확산 차단막. /사진=금강유역환경청 제공 |
지난해보다 한 달 일찍 발생한 녹조는 빠르게 확산해 일부 수역은 조류경보 발령 기준을 3배 이상 초과한 상태다. 금강유역환경청과 지자체, 관계기관은 안전한 물 공급을 위해 오염원 저감 등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9일 금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최근 대청호 문의수역에선 유해남조류 세포 수가 급증하고 있다. 문의수역은 회남수역, 추동수역과 함께 대청호 조류경보제 지점으로, 충북 청주시 문의면 인근 수역이다.
지난 2일 문의수역의 유해남조류 세포 수는 물 1㎖당 3714cells를 기록했다. 지난달 19일 466cells, 26일 494cells 수준을 유지하던 유해남조류가 일주일 사이 급증한 것이다.
문의수역은 조류경보 관심 단계 발령 기준인 1000cells를 넘은 상황으로, 2주 연속 초과 시 관심 단계 경보가 발령된다. 대청호 물 꼬리 지점인 충북 옥천의 서화천 하류도 유해남조류가 최근 급증해 저감 장비 등이 가동 중이다.
다행히 대청호 추동수역은 남조류가 검출되지 않았고, 회남수역은 1㎖당 120셀에 그쳤다. 이번 녹조 확산은 지난달부터 이어진 폭염과 높은 습도 때문이다. 남조류는 수온이 따뜻할 때 급증하는데, 계속된 폭염이 대청호 수온을 상승시켰다.
문의수역의 수온은 26도 안팎으로, 남조류가 성장하기 좋은 25~30도 조건에 들어맞는다. 일주일 사이 내린 국지성 소나기로 높아진 습도도 녹조 농도를 짙게 했다. 녹조에 따른 식수원 오염 우려가 커지자, 금강환경청과 관계기관은 선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먼저 오염원 저감·관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대청호 본류에 대한 영향 최소화를 위해 서화천 지역에 녹조 제거·저감 설비를 조기에 투입한다. 현재 녹조 제거선 3척과 수질 개선을 위한 폭기 장치가 운영되고 있다. 가축분뇨, 오·폐수 무단방류 등 불법행위 단속도 병행한다.
대청호 본류엔 녹조 유입 차단을 위해 4개의 조류확산 차단막을 상시운영한다. 먹는 물 안전대책으론 취정수장 운영기관과 고도정수처리와 수질 모니터링을 추진한다. 금강환경청은 10일 지자체와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계기관과 조류대책위원회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금강환경청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적은 강우와 지속적인 폭염, 강한 일사량 등으로 대청호에 유해남조류 증식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며 "불리한 여건이지만,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의 먹는 물 안전을 최우선으로 녹조대응과 상황관리에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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