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있던 그 '산', MZ세대 놀이터가 되었네
운동 인증, 아재 문화 확산 함께 등산족 늘어
#대전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명호씨(26)는 최근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주말이 되면 친구들과 대전에 있는 산을 찾아 등산을 즐기고 있다. 코로나19확산으로 헬스장 이용이 어려워지자 야외 운동으로 눈길을 돌리게 됐는데, SNS에서 '등산 인증샷'을 올리는 젊은 사용자들이 늘어나자 등산을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명호씨는 "처음 정까지 올라가는 게 너무 힘들어 등산이 왜 인기를 끄는지 몰랐다. 정상에 올라가서 풍경을 바라보니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을 받았고, 그 뒤로 등산을 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MZ세대들이 대전의 구봉산, 보문산, 계족산에서 찍은 등산 인증 사진. (독자제공) |
최근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등산'이 MZ(밀레니얼+Z세대)세대들 사이에서 새로운 취미로 자리 잡았다. 젊은 층 사이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 야외운동인 만큼 진입장벽이 낮아 자연스럽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 매김 한 것이다.
MZ세대들이 등산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를 꼽자면 SNS의 영향이 가장 크다. #오하운(오늘하루운동)이라는 해시태그로 자신이 운동 한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해 업로드 하는 트렌드가 요즘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가장 유행이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애 오하운을 검색해 보면 6만개 이상의 게시물이 검색 되는 데, 그 중 등산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챌린지에 발맞춰 다른 지역으로 등산 원정을 가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
비석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 MZ세대들. (독자제공) |
또 다른 이유로는 MZ세대들이 일명 '아재 놀이'에 푹 빠지게 됐기 때문이다. 유튜브에서 등산을 즐기는 중장년층을 재연하는 콘텐츠가 유행하면서, 이들은 산의 이름이 적힌 비석이나 산 정상 위에서 4050대의 특징이 담긴 포즈를 따라 하며 사진을 찍곤 한다. 엄지를 들거나 다리 한쪽을 구부리고 부모님 세대들의 메신저 프로필에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포즈들을 따라 하는 것이다.
대학생 최진주씨(24)는 "친구들과 등산을 가기 전 누가 더 아재스러운 옷을 입고 오는지 내기도 한다. 가끔 아버지가 쓰시던 낚시용 안경을 쓰고 오는 친구들도 있다"며 "운동도 하면서 웃긴 사진을 친구들과 찍으면 일상 속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잠깐이라도 풀리는 기분"이라고 그 이유를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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