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26일 열화상 카메라로 바라 본 대전 중구 대종로가 50도를 넘기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token77@ |
가마솥더위에 온열 질환자가 점차 늘고, 가축들이 폐사하는가 하면 지역민들의 식수원인 대청호에 녹조가 지난해보다 빨리 확산하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는 중이다.
3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대전과 세종, 충남 전 지역에 폭염특보가 유지되고 있다. 최근 국지적으로 내린 강한 소나기로 특보가 경보에서 주의보로 한 단계 내려갔지만, 낮 기온은 여전히 33도 안팎의 무더위다.
3주 넘게 이어지는 폭염에 지역 곳곳은 몸살을 앓고 있다.
먼저 온열 질환자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열로 인해 두통이나 어지러움, 의식저하를 겪는 질환으로, 대표적으로 일사병과 열사병이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온열 질환 감시체계 운영결과를 보면 대전은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달 12일부터 지난 1일까지 온열 질환자 12명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다른 지역은 세종 8명, 충남 51명, 충북 39명으로 집계됐다.
충남과 충북에선 열사병으로 추정되는 사망사례가 발생했다. 지난달 21일 공주에서 밭일을 하던 70대 노인이 쓰러져 이틀간 치료를 받다 숨졌고, 지난달 16일 증평에선 고구마밭에 쓰러진 농민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지기도 했다.
가축과 농작물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충남은 닭 7만9000마리, 돼지 1400마리 등 8만 400여 마리가 폐사했고, 과수 피해 범위도 3000㎡에 달한다. 충북은 23개 농가에서 가축 1만7288마리가 폐사했다. 인삼 본고장인 금산에선 높은 기온으로 인삼잎이 말라비틀어지거나, 고사해 농민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충청권 최대 식수원인 대청호도 녹조가 빠르게 발생해 우려가 크다.
현재 녹조는 대청호 상류 10km에 걸쳐 퍼진 상태로, 지자체와 환경 당국은 상류 지역 폐수와 가축분뇨 배출시설, 개인 하수처리 시설 점검에 나섰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될 수도 있다. 보령댐 저수율도 31%로 떨어져 주의단계가 접어들었다.
더위는 당분간 이어지는 만큼 피해 예방에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 비 또는 소나기가 내려 기온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33도 이상 올라 폭염특보가 대부분 유지될 전망"이라며 "취약 시간대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축사 온도를 조절하는 등 폭염 행동수칙을 준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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