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 경매' 이색... 상인들 '십시일반' 신생아 선물꾸러미
주차타워 완공, 카트, 배달 등 편의성 높여 경쟁력 키워
아파트촌 사이에 위치한 태평시장은 백원경매, 청년 맛잇길 등을 시도하며 주민과 호흡하고 있다. 1. 청년맛잇길. 2~4. 청년맛잇길에 조성된 벽화 5. 태평시장 지도 /이유나 기자 |
대전시 중구 태평동 쌍용예가 아파트와 벽산태평아파트, 삼부 아파트 사이에 자리잡은 태평시장은 주변 아파트 상가와 시장이 바로 이어지는 등 주민들의 삶의 공간이다. 지난 1980년 알뜰 시장으로 시작해 2006년 정식 인증을 받으면서 '태평시장'을 이름을 바꿔달았다. 주택가에 위치한 시장답게 '태평시장'의 주 상품은 농산물과 같은 1차 식품이다. 여기에 청년맛잇길(청념맛IT길), 순대골목 등 먹거리 골목등도 유명하다.
시장 한켠에 자리 잡고 있는 '청년맛잇길'은 말그대로 청년들의 공간이다.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거리다. 최근 청년 구단이 문을 닫으면서 청년들의 창업 지원 방식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태평시장의 '청년맛잇길'은 비교적 선방한다는 인정을 받으며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시장 한 구석에 자리한 작은 골목에 위치한 '청년 맛잇길'은 입구 부터 남다르다. 캔으로 만든 알록달록 장식과 함께 예쁜 간판들이 손님들을 맞이한다.
현재 이 곳에는 8개의 점포가 영업 중이다. 처음에 자리 잡았던 청년들은 나갔지만 다른 청년과 중장년층이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반려견 간식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등 인터넷을 통한 온오프 판매도 시도하고 있다. 이용수 태평시장 상인회장은 "청년맛잇길을 실패라고 단정 짓는데 그렇지 않다"며 "아무도 다니지 않는 골목에 상권이 조성되면서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한 몫 했다"고 말했다.
대전 중구 태평시장 청년맛잇길에 점포가 운영 중이다. |
태평시장의 또다른 명물은 매월 넷째주 목요일 마다 열리는 백원경매다. 백원경매는 말 그대로 상품을 100원부터 시작해 최고가에 물건값을 부른 사람이 물건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시중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질 좋은 물건들을 살수 있어 인근 주민들의 유인 효과가 됐다. 상인회는 백원경매에서 얻는 수익금으로 태평 1동에서 태어나는 신생아에게 한 달에 한 번 선물 꾸러미를 준다.
지난 2007년 상인회의 제안으로 시작된 선물꾸러미 사업은 상상마을 협동조합, 짝꿍어린이마을 도서관, 목동신협 태평점, 태평 1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참여하고 있다. 상인회는 기저귀, 도서관은 그림책, 신협은 비상약을 기부한다. 이외에도 동네소개 책자, 손편지, 손수 만든 가방도 같이 선물한다. 지금은 코로나 19로 경매가 중단되면서 남은 수익금과 상인회비로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태평시장 상인회는 태평1동에서 태어난 신생아에게 한 달에 한 번 선물꾸러미를 주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상상마을 협동조합 제공. |
태평시장은 지난 1월 4층짜리 주차타워를 완공해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홈페이지에 각 점포의 전화번호를 기재해 원활한 배달도 돕고 있다. 주차장 한켠에는 쇼핑카트 구비하고 시장 통로를 넓혀 쇼핑카트로 편하게 물건을 구매 할 수 있도록 했다. 1인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주변 아파트 주민들을 공략한 밀키트도 출시했다. 황금당 떡볶이를 운영하는 배현옥 씨는 "밀키트 반응도 좋고 재구매율도 높지만 아직까진 단골 손님이 아니면 밀키트가 있는지 조차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열정에도 코로나19의 여파는 강했다.
태평시장에서 26년 째 반찬가게를 하고 있는 이강주씨는 "우리 시장 상인들은 상인대학에서 교육을 받을 정도로 열정적이다"며 "그러나 코로나로 단체 주문이 줄고 식당 손님도 줄어 전보다 매출이 40% 감소했다"고 답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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