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취지를 내세웠을 뿐,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 없이 선언적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충청권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이재명 경기지사는 유력한 대권 주자라는 점에서, 허태정 대전시장 역시 재선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정책협약은 정치적 이익이 맞아 떨어진 행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전시와 경기도는 2일 대전시청에서 정책협약을 맺었다. 허태정 대전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재근 대전세종연구원장, 이한주 경기연구원장, 유득원 대전시 기획조정실장, 최원용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이 배석했다. 정책협약은 대전시의 첨단과학 인프라를 경기도의 성장발전에 유용하게 사용하고 싶다는 경기도의 제안에서 출발했다.
협약 주요 내용은 첨단과학 인프라를 활용한 스타트업 기업 지원 강화와 이전기업 지원정책 교류, 지역 내 R&D 역량과 경제자유구역 연계를 통한 황해경제 전진기지화 노력, 청년 일자리·보편주거 지원 확대와 청년의 지역사회 참여 활성화 노력, 2022 대전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총회 특별세션 대표도시 참여 교류협력 강화 등이다.
왼쪽부터 정재근 대전세종연구원장, 허태정 대전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한주 경기연구원장. |
허태정 대전시장은 “수도권 중심의 일극체제가 심각하다. 균형발전이 중요한 현안이다. 앞으로 대전과 경기도가 정책협의를 하고 공동 과제를 수행해 지역 소통협력과 균형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방 소멸의 위기는 국가성장 발전에 매우 큰 장애요인”이라며 “아직도 대한민국은 중앙집권 사회다. 효율성을 높이고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방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정책협약은 경기도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앞서 경기도는 울산과 경남과도 협약을 맺었다. 울산과 경남, 대전의 공통점은 협약 당시 모두 민주당 소속 시장과 도지사가 있는 데다, 세 곳 모두 이재명 지사의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정책협약이 다분히 의도가 있다는 시선을 받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울산과 경남에 이어 대전과 세 번째로 정책협약을 맺었다. 표면적으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공동연구, 균형발전을 위한 전략적 연대지만, 대선을 향한 정치 행보하는 분석이 강하다.
보여주기식 행보라는 질문에, 이재명 경기지사는 "고목나무도 새싹에서 시작했듯이, 시도하지 않으면 열리지 않는다"는 말로 대신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대전과 경기도, 비수도권과 수도권이 공동으로 균형발전을 위한 고민과 연대를 도모했던 사례가 없다. 이번 정책협약은 균형발전에 도움을 준다는 것에 뜻을 같이했다. 협약에 담긴 내용을 기반으로 공동의 사업을 찾겠다"고 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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