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촬영자이면서 모델 돼 이색경험
"타인의 시선 신경 쓰지 않아 부담없어"
몇 해 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전 직원들에게 베스트셀러 '90년대생이 온다'를 선물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유통가를 중심으로 새로운 현 2030인 MZ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마케팅이 대세가 되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MZ세대 분석과 이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도 쏟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세대간, 젠더, 이념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도일보는 2030인 MZ세대만의 문화를 소개하며 세대 간 이해를 돕고, 각각의 문화를 통해 다양한 이념과 가치관이 공존할 방법을 모색한다. 첫 번째 순서는 MZ세대만의 문화인 '셀프 사진관'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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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 이가은(27·대전 중구)씨는 얼마 전 대사동에 있는 셀프 사진관을 방문해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 이 씨는 매년 자신의 젊은 시절을 추억하기 위해 프로필사진을 찍고 있다. 매년 사진사가 있는 스튜디오에서 촬영했지만, 이번에는 셀프 사진관을 선택했다. 촬영장 안에는 사진사 없이 카메라와 조명, 셔터를 누르는 버튼만 있었다. 이 스튜디오에서 이 씨는 15분가량 직접 포즈를 취하고 자유롭게 사진을 찍었다. 이 씨는 "내 모습이 어떻게 나오는지 바로 확인 할 수 있고, 타인이 없으니 표정이나 포즈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이용 소감을 말했다.
실제 셀프 사진관 내부. |
셀프 사진관 카메라, 조명. |
최근 사진사가 없는 셀프 스튜디오, 무인 사진관을 이용하는 일명 MZ(밀레니엄+z세대)세대가 늘고 있다. 촬영장 안에는 사진을 찍는 고객 말고는 아무도 없고, 고객이 자유롭게 버튼을 눌러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사진사는 고객이 선택한 사진을 보정만 해주는 역할을 할 뿐 촬영에 관여하지 않는다. 개인화를 추구하고 자유롭게 자기표현을 하는 MZ세대의 특징을 겨냥한 것이다.
셀프 스튜디오는 기존 사진관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존 사진관은 촬영장 안에서 사진사가 고객에게 직접 포즈를 요청하고 사진을 찍었다. 반면 셀프 사진관은 아무도 없는 촬영장 안에서 직접 셔터를 누르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포즈를 취할 수 있다. 손님이 촬영자이면서 동시에 모델이 되는 셈이다. 사진사가 없이 직접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튜디오가 늘면서 젊은 층은 우정·커플 사진, 반려견과의 사진, 심지어는 가족사진도 직접 촬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셀프 사진관에서 커플 촬영을 하는 데이트가 연인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얼마 전 백은하(29·대전 중구 )씨는 연인과 셀프 스튜디오에서 커플 사진을 찍었다. 중간에 자유롭게 옷을 갈아입고, 여러 소품을 이용해 촬영하며 연인과 편한 시간을 보냈다. 백 씨는 "지금까지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으면 항상 딱딱한 분위기였는데, 이번에는 너무 즐겁게 촬영해서 사진을 찍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라고 전했다. 보정을 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즉시 사진을 뽑을 수 있는 무인 사진관도 인기다.
대전 둔산동에 위치한 무인사진기계. |
손님들이 남기고 간 사진들로 채워진 무인사진관 벽면. |
무인 사진관을 운영하는 관계자는 "주 고객은 17~31세로 대부분이 MZ세대 손님들이다"며 "항상 새로움과 신선함을 추구하는 세대들인 만큼 무인 사진관에서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 게 무인사진관을 찾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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