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기름유출 후 유휴부지로 방치된 대전 ‘세천 미군저유소'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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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기름유출 후 유휴부지로 방치된 대전 ‘세천 미군저유소' 가보니

미군 저유시설로 사용됐던 국유지인 신상동 234-1번지 가보니
지난 2011년 오염 토양 정화 완료 후 별다른 활용 없이 방치돼
시민 위한 곳으로 조성돼야… 동구 체육시설 조성 등 검토 중

  • 승인 2021-07-04 17:24
  • 신문게재 2021-07-05 3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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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저유시설로 사용됐던 신상동 234-1번지 모습. 기름 유출 후 2011년 토양 정화를 완료했지만, 그 이후 별다른 활용 방안 없이 방치되고 있다.
2일 오전 11시 미군 저유시설로 사용됐던 유휴부지인 신상동 234-1번지. 도착하자마자 쩌렁쩌렁한 매미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한두 마리가 아닌 듯 메아리치듯 들렸다. 그만큼 가꿔지지 않은 나무 등이 가득한 녹지공간이었다. 근처에 차를 세우고 신상동 234-1번지 일원을 둘러봤다. 현재는 철조망으로 출입을 차단한 상태였다. 철조망을 위주로 큰 나무들이 있어 내부가 잘 보이진 않았지만, 틈새로 보이는 부지는 넓은 들판 같기도 했다. 그 가운데 콘크리트로 이뤄진 땅이 있었는데, 거긴 기존 주차장이 존치된 곳이었다.

이곳은 1970년 '세천 미군 저유소'가 있었던 국유지다. 저유소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기름 유출이 확인됐다. 이후 2011년 시설을 완벽하게 철거하고 오염 토양 정화를 완료했지만, 기름 유출이 된 공간이라는 이미지는 탈바꿈하지 못한 상태다. 정화 작업을 한 후 별다른 활용 방안 없이 방치됐기 때문이다. 10년이 지난 지금, 신상동을 미군 저유소로 사용했다는 흔적을 찾아볼 수 없고, 전부 푸릇푸릇한 풀과 잡초, 나무로만 가득했다. 기름 유출로 오염된 흔적은 10년이라는 세월과 옅어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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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저유시설로 사용됐던 신상동 234-1번지 모습. 기름 유출 후 2011년 토양 정화를 완료했지만, 그 이후 별다른 활용 방안 없이 방치되고 있다.
세천 미군 저유소 부지는 면적만 약 5만 1700㎡로 넓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들어갈 수도 없고 관리도 하지 않은 곳이기에 흡사 진입로가 없어 사람들이 찾지 않는 산 같기도 했다. 바로 맞은편에는 식당과 작은 슈퍼 등이 있었다. 이는 유동인구가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기도 하다. 자동차로 10~20분 거리에 세천 유원지과 식장산 등이 있으며, 대청호도 가까운 곳이다. 넓은 부지가 깔끔하게 정화됐고, 근처 관광시설도 존재하고, 맞은편 작게나마 상가도 조성돼 있었지만, 10년째 방치된 셈이다. 수십 년 동안 버려진 만큼, 이젠 시민의 공간으로 조성할 필요성이 있어 보였다.

대전시와 동구는 이곳에 체육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전의 5개 자치구 체육 인프라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시민의 공간으로 환원하기 위해 미군 저유시설 유휴부지에 자연 친화적인 복합단지 조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동구 관계자는 "신상동 세천 미군 저유소가 있었던 곳은 상수도 보호구역 제한으로 인해 유휴부지 이용할 수 있는데 제약이 있다"며 "방치하는 유휴부지를 시민 편의시설로 활용할 필요성이 있는 만큼, 대전시와 체육시설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shk3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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