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산내사건 희생자 합동위령제가 27일 동구 낭월동 골령골 유해발굴지에서 열려 유족 및 관계자가 제를 올리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한국전쟁 전후 국가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의 넋을 달래는 22번째 위령제가 27일 열린 가운데 전미경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장이 이 같이 말했다.
대전산내학살사건 제71주기 제22차 희생자 합동위령제 추진위원회는 이날 오후 낭월동 13번지 일대서 위령제를 열었다. 이곳은 평화공원 조성을 앞두고 유해발굴이 진행 중인 현장이다.
이날 전미경 회장은 유족대표 인사를 통해 "유가족들이 겪어 보니 진실을 발굴하는 일은 긴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유해발굴과 진실규명, 평화공원이 마무리될 때까지 지속적인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유해발굴을 책임 지고 있는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는 평화공원 조성·유해발굴 계획을 발표하며 "내년 12년까지 유해발굴을 끝내고 2023년부터 2024년 평화의 숲이 완공될 수 있도록 많은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위령제에는 희생자와 유족을 위로하고 진실 규명과 명예 회복에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 함께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위령제가 치러지지 않은 데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 출범으로 인한 신규 유족회원이 늘어나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대전 산내사건 희생자 합동위령제가 27일 동구 낭월동 골령골 유해발굴지에서 열려 정근식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이 추도사를 읽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정 위원장은 1기 진화위 조사를 통해 알게 된 희생자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어떤 분들은 여기서 희생된 분들이 최소 1800명이라고 말하지만 제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1차 희생, 6월 28일부터 30일까지 1400명, 7월 3일부터 5일까지 2차 1800명, 7월 10일 16일까지 3차 희생된 분들이 1700명 도합 최소 4900명이 돌아가신 걸로 파악이 된다"며 "그렇지만 정확하게 몇 명인지는 잘 알 수 없다"고 진상 규명 필요성을 밝혔다.
정 위원장은 "(진화위) 제1소위원회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희생사건 담당하고 그중 4과가 충청남북도를 맡고 있다"며 "자세한 진실규명 신청과 조사 개시 결정에 대해선 조만간 유족을 모시고 간담회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과 함께 진실을 찾고 화해와 평화의 길로 나아가겠다"며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고 해원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복영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전국유족회장을 비롯해 황인호 동구청장과 임재진 대전시 자치분권국장, 국회의원 장철민·박영순, 조성칠·남진근 대전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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